초등학교 현장체험학습에도 노랑버스만 이용해야 한다는 법제처의 법령해석으로 인해 한동안 학교현장에서는 많은 혼란이 발생하자, 교육부와 경찰청이 뒤늦게 합법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장체험학습은 시행 절차도 복잡하고 사고도 많이 발생하는 데 왜 각급학교에서는 현장체험학습을 시행해야 하는 걸까? 현장체험학습의 기본적인 운영방안과 현장체험학습 사고발생 시 교사의 책임 범위에 대해 알아보자.
현장체험학습 사고, 교사의 책임과 예방 수칙
현장체험학습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는 대규모로 이동하는 획일적·관례적인 활동을 지양하고, 소규모·테마형체험학습으로 전환해야 한다. 또한 시·도교육청의 현장체험학습 운영지침에 따른 동의율을 바탕으로 동의율에 미달하면 계획 자체를 취소할 수도 있고, 활성화위원회와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 및 자문사항도 준수해야 한다.
동의율은 시·도교육청 별로 소규모·중규모·대규모에 따라 70∼80% 또는 국외여행일 경우 90% 등으로 지정하기도 하고, 학교의 현장체험학습 활성화위원회에서 동의율을 설정하기도 한다. 따라서 동의율에 위반하여 행사를 추진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교사의 민·형사 책임 예방
현장체험학습 기간 중에 발생하는 다양한 사고 가운데 교사가 학생들에게 사전에 안전지도를 하였고 또한 현장체험학습 장소에 교사가 임장해 있고, 교사도 예측하지 못한 돌발적이거나 우연한 사고에 대해서는 교사의 책임이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교사의 과실이 있다거나 주의의무 태만이나 학생 보호감독의무 위반 등의 귀책사유가 있으면 책임을 면하기 어렵고, 고의나 중대한 과실의 경우는 교사에게 민사책임은 물론 형사책임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민사상 교사에게 고의나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교사에게 구상권을 행사하기도 한다. 현장학습사고의 경우 국·공립학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인 시·도교육청이, 사립의 경우에는 학교법인이나 사립학교경영자가 교사의 사용자이므로, 교육청이나 학교법인이 재판에 소송주체로 참여하고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면 학생 및 학부모인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한다.
하지만 교사의 고의나 중과실로 인하여 사고가 발생하였다면 교육청이나 학교법인이 교사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며 교육청 등과 교사의 책임 비율을 7:3 정도로 계상하기도 한다. 가령 교육청 등이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액으로 1억을 배상하였다면 교사에게 3천만 원의 구상금을 청구하기도 하므로 고의나 중과실에 해당되는 행위는 피해야 한다.
그리고 교사가 형사책임을 지는 경우는 특정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보호감독의 범위를 넘어, 사고 발생이 예견 가능했다고 볼만한 구체적 주의의무 위반이 입증되어야 형사책임이 인정된다.
현장체험학습에서 교사가 학생 보호감독의무를 위반하여 학생이 사망하거나 상해를 입으면 교사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죄 등이 적용되는 경우도 있고, 이로 인해 금고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으면 당연 퇴직 사유에 해당되므로 특히 주의하여야 한다. 「형법」에서 형의 종류는 사형·징역·금고·자격상실·자격정지·벌금·구류·과료·몰수 9가지이므로 금고 이상인 형사처벌을 받지 않아야 하고, 금고 이상인 경우에는 집행이 유예되더라도 당연 퇴직된다.
현장체험학습 기간 중 준수 사항
현장체험학습이 이뤄지는 동안 교사는 항상 현장에서 임장지도하여야 하므로 현장학습 장소 이탈은 물론 음주 등 「공무원행동강령」, 「사학기관 행동강령」이나 복무규정 등을 위반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버스로 이동 시 학생들이 탑승할 때 마다 안전띠 착용을 확인하고, 버스 내에서의 급제동 시의 위험에 대비하여 학생들이 좌석에 안정된 자세로 앉아 있도록 하며, 버스 내에서 학생이 이동하는 행위는 금지하여야 한다.
대규모 또는 중규모 체험학습일 경우는 안전요원을 배치하여야 하고, 안전요원의 인원수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서 지시하는 매뉴얼과 운영지침을 따라야 하며, 안전요원은 응급구조사·청소년지도사 등 국가자격 소지자 중 소정의 안전교육을 이수한 자로 배치하여야 한다.
버스와 운전자 확인 점검
차량운행 계약서를 기준으로 버스 등 자동차번호와 실제 배차된 차량번호와 일치되는지 여부와 운전자 적격 여부 및 출발 당일 운전자 음주측정을 하여야 하고, 운전자에 대한 과속금지·신호위반·대열운행 금지 등 안전운전을 안내한다. 학교에서는 차량안전점검표를 확인하고 현장체험학습 일정에 늦어지거나 일부 프로그램이 생략되는 경우가 있더라도 과속하지 않고 안전 운행할 것을 당부하여야 한다.
흔히 버스 운전자의 과속 이유는 차량 정체 등으로 말미암아 정해진 시간에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 학교의 계획된 일정에 맞추기 위해서 과속으로 운행하다가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편 버스에는 학생탑승 차량보호 표지가 부착되었는지 확인하고, 출고 일자와 차량등록증 보험 가입 여부도 확인하여야 사고 발생 시 보상 청구에 도움이 된다.
숙소 도착 후 학생 재지도
학교에서 사전지도는 물론 출발 당일 출발 전 지도를 하였더라도 숙소에 도착한 후에 다시 입소 전 학생지도가 필요하며, 특히 비상대피로 확인과 비상상황발생 시 학생들의 행동요령을 미리 지도하여야 한다. 또한 숙소 주변 출입제한이나 교통사고예방을 비롯하여 학생들 사이의 폭행사고 등에 대비해서 철저한 사전지도가 필요하고 인솔교사들은 교대나 당번 등을 지정하여 순회하면서 학생들을 보호·감독하여야 한다.
야간에 학생지도나 학생 취침 상태 관리를 위한 교대 근무조 등에 대한 초과근무는 ‘출장여비와 초과근무수당 함께 지급 요건’에 따라 출장 중에도 예외적으로 초과근무수당 지급이 가능하므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상당수의 판례에서는 숙소 도착 후 입소 전에 교사가 학생을 지도했는지 여부가 교사의 책임 경중 요소로 작용한다.
학생들은 모처럼 부모를 떠나 친구들과 함께 숙박하는 기회를 이용하여 음주와 흡연 등의 호기심이 유발되고 학칙을 위반하는 경우도 있고, 타학교 학생들과의 집단폭행에 가담하거나 숙소 이탈로 인한 2차 사고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체 학생 인원수를 수시로 파악하여야 하며, 한 학생도 이탈자가 없도록 주의 깊게 관리하여야 한다.
위탁교육 시에도 교사의 임장지도 의무
수련활동 프로그램 등을 외부업체에 위탁교육 시에도 돌발상황에 대응하기 위하여 교사는 반드시 임장하여야 하며 위탁교육 현장에서 무단이탈해서는 안 된다. 또한 시·도교육청 소속 기관, 국·공립시설이나 허가·등록된 수련시설을 이용하고, 수련시설 평가에서 ‘적정’ 이상을 받은 수련시설과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등에서 인증 받은 청소년수련활동 프로그램으로 실시하여야 한다.
위탁교육 시에는 학생들의 활동이 전체적으로 안전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여부를 교사가 직접 현장에서 확인·감독하거나 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가령 외부업체 강사가 학생을 지도하는 동안 교사는 별도의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교육장소를 이탈하면 책임이 무거우므로 항상 임장하여야 한다. 또한 「청소년활동진흥법 시행령」 제10조는 수련시설의 안전기준을 명시하고 있으니 수련시설을 이용할 때는 그 이행 여부를 확인하여야 한다.
기차 이용할 때 객차 사이 출입 통제
기차를 이용하여 체험학습을 하는 경우 최근에는 열차 내에서 창문을 열고 운행하는 열차가 드물기 때문에 창문으로 추락하는 경우는 없겠지만, 객차와 객차 사이를 오가는 중에 객차에 끼이거나 객차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학생들의 심리는 여행 중 들뜬 마음으로 다른 학급 학생들과 상호교류를 하고 싶은 충동도 발생하고, 객차를 이동하여 다른 객차에 있는 학생들과 오락 등을 즐기려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열차가 이동 중에 학생들이 객차 사이를 옮겨 다니면 객차의 안전시설 미비나 급작스런 제동 등으로 사고의 위험이 있으므로 학생들이 객차를 이동하지 못하도록 객차 출입문 양쪽에서 교사가 직접 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긴급 상황 발생 대처방법
현장체험학습 중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최적의 방법으로 응급처치를 하여야 하며, 119·경찰서 등에 즉시 구조 요청과 학교에 보고하고 학부모에게 통보해야 한다. 교사는 사고 현장에서 피해학생을 즉시 보호하여야 하며, 다른 인솔 교직원·학부모·자원봉사자·안전요원 등이 있는 경우는 이들의 협조를 받아 나머지 학생들을 지도하도록 하여야 한다. 추후 상급기관 보고는 학교와 교육청이 구두 또는 문서로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므로 교사는 신속하게 긴급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
현장체험학습 사고는 대체로 교사 혼자서 많은 학생을 인솔하다가 돌발적인 상황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교사는 당황하여 신중하게 사태를 해결하기 어렵다. 또한 다른 학생들도 보호해야 하므로 교사 혼자서 감당하기는 힘들다.
그러므로 현장체험학습 계획단계부터 교사를 보조하여 함께 인솔할 수 있는 교직원 등을 지정하여 사고 후의 대책을 미리 마련해야 사고 수습에 도움이 된다. 아울러 사고 발생 시 학교장 등 관리자에게 신속한 보고와 지시체계를 유지하여야 하고, 교육청이나 학교관리자로부터의 지시에 따라 사고 처리를 하여야 하며, 교사가 임의로 처리하면 책임이 더 무거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