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없는 민족을 상상할 수 있는가. 지난 한해를 뜨겁게 달구었던 중국의 동북공정은 우리역사 속에 살아 숨 쉬던 ‘고구려’를, 우리 민족 ‘고구려인’의 존재를, 우리 안에서 말살하려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경기 용인 성복초등교 5층 복도. 그 곳엔 작은 고구려가 있다. 현재 우리 땅이 아니기에 쉽게 가볼 수 없는 고구려를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주)예당의 협찬을 받아 지난해 11월 고구려 관련 유물 조형물을 설치한 것이다. 5~6m에 달하는 벽 전면에는 고구려인의 생활사가 담긴 벽화 사진들이 전시되어있고, 바닥에는 중국 집안시의 고구려 고분군 분포 지형, 광개토대왕비, 장군총 모형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류민혜(6학년1반) 교사는 “모형을 토대로 수업을 하니 반응이 달랐어요. 인터넷을 통해서 보던 자료들을 실제 모형과 대형사진으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고구려인을 우리 조상, 민족으로 가깝게 느끼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라고 말한다.
그렇다. 역사분쟁이 일어날 때마다 입으로만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성복초등교처럼 실제로 느낄 수 있는 역사교육을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올해는 광복 60주년, 을사조약체결 100주년, 한일수교 40주년 등 한국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과 관련된 ‘역사기념의 해’다. 여기에 중국과 일본의 역사 교과서가 개편되는 시점이라는 것까지 감안하면, 역사 왜곡 문제가 역사교육과 역사 교과서 문제로까지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 역사교육의 경쟁력 제고는 올 한해 우리에게 발등에 떨어진 불이 아닐 수 없다.
“역사가 없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