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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원 순직 인정 제도 개선 시급한 이유

새 학기 준비에 여념이 없던 지난달 27일, 기쁘고도 슬픈 소식이 들렸다. 故 서이초 교사와 출근길에 흉악범죄에 희생된 서울 신림동 둘레길 희생 교사에 대해 순직이 인정된 것이다. 당연한 결정이지만 막상 순직이 인정되니 눈물과 함성이 교차했다. 고인의 한과 유족의 슬픔이 다소나마 위안을 받기를 바란다.

 

반면 안타깝게도 전북 무녀도초 교사의 순직은 인정되지 않았다. 또 2022년 부적응 학생의 생활지도, 학부모 민원 업무 폭증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과로로 학교 내에서 사망한 고숙이 교감 선생님의 재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너무나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이외에도 순직 심의를 앞둔 사건이 많다.

 

두 교사의 순직 심의 과정을 거치면서 교직 사회는 순직 심의가 쉽지 않다는 것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교총이 제22대 총선과 새 학기를 맞아 발표한 교권 11대 핵심 정책 중 하나가 ‘교원 순직인정 제도 절차 개선’이다. 제도 개선이 필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다양한 이유로 안타까운 교원의 사망이 늘고 있지만, 여타 공무원보다 순직 인정 비율이 낮다. 특히 자살 교원의 경우엔 더욱 그렇다. 공무원재해보상법에 따라 ‘담당 공무수행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재해’와 ‘공무와 관련한 사유로 정상적인 인식능력 등이 뚜렷하게 저하한 상태에서 한 행위’는 공무상 재해로 인정하지만, 법령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이는 교실 붕괴와 교권 추락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어렵고 복잡한 입증과정 슬픔 더해

인정 비율 늘리고 절차 간소화해야

 

둘째, 유족의 순직 입증 과정이 너무 어렵고 책임이 무겁다. 갑작스럽게 가족을 잃은 유족은 슬픔에 잠겨 장례 후 한참 뒤에나 순직 신청을 진행하기 마련이다. 제대로 절차도 모르고 정보접근성도 떨어지는 유족이 공무상 사망임을 입증하는 자료를 준비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 제도 자체가 까다로워 비전문가인 유족이 인사혁신처나 보상심의회 심의위원회를 상대로 순직 인정 결과를 도출하기 어렵다. 그렇다 보니 소속 학교장이나 동료 교원, 학부모 등의 적극적인 협조나 도움 없이는 입증자료 마련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교육을 위해 헌신하다 숨진 교원의 순직 인정 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먼저, 인정을 확대해야 한다. 2018년 10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자살 교육공무원에 대해 재해보상이 신청된 건수는 총 20건이나 이 중 업무상 인과관계가 인정된 사례는 3건(15.0%)에 불과하다. 이는 소방공무원, 경찰공무원뿐만 아니라 일반직공무원에 비해서도 낮다. 둘째, 시·도교육청 및 교육지원청 차원의 지원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유족이나 학교에만 맡기지 말고 교육청 차원의 전담 부서 및 인력을 통해 체계적인 준비와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셋째, 보상심의회에 유·초·중등 교원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학교 현실을 모르는 상황에서 내리는 판단은 이해하기 어렵고, 전체 공무원의 과반수에 해당하는 교원 참여는 필수다. 끝으로 심의의 절차 간소화 및 신속화다. 현재는 가뜩이나 힘든 유족이 본인의 비용으로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는 구조다. 큰 비용과 오랜 시간은 유족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전국 교원은 더는 동료 교원을 잃고 싶지 않고, 교원의 순직 인정을 기원하고 있다. 나아가 순직 인정 절차가 개선되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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