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대학입시를 염두하고 입시 위주의 학원 공부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어릴 때는 예체능 위주로 다양하게 배우면서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다가도, 중학교 입학 시기가 되면 대입이 코앞에 오기라도 한 것처럼, 주요 교과목 위주로 선행 학습을 시킨다. 불안정한 시기에 있는 청소년들은 자발적인 의지 없이 학습이라는 절벽에 내몰리면서 불안에 떨거나 괴로워하게 된다. 궁지에 몰려 있는 청소년들에게 자발적인 공부 의지는 생길 수 없다.
공부 자체가 아닌 방법 가르쳐야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을 하기 위한 인간상 중 하나로 ‘자기 주도적인 사람’을 꼽고 있다. 교육에 있어서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배움을 실행해나가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주도성이 강조되는 이유는 미래 사회가 급속한 변화 속에서도 복합성과 모호성이 더 짙어지고, 그로 인해 현재 학생들이 배운 지식이 미래 사회에 쓰일 수 있을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공부 그 자체가 아니라 공부하는 방법이어야 한다. 물론 그 이전에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깨닫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달리기를 잘하기 위해서 기초체력을 길러야 하는 것처럼 아이들에게 지식이나 기술을 가르치기보다는 기본적인 성취역량을 길러줘야 한다. 성취역량이 생기면 어떠한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자세를 갖게 된다.
메타인지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에 대해 인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어떤 방법이 효과적인지 아는 학습 전략에 대한 이해를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메타인지를 높이려면 많은 도전 속에서 실패를 경험하고, 그 경험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한 과정에서 켜켜이 쌓인 용기와 믿음이 메타인지를 이끈다고 한다. 즉, 자신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노력을 통해 부족한 자신을 단련시키는 스스로의 능력을 성장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간혹 아이들에게 ‘천재’라고 칭찬하는 경우가 있다.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얻은 과정을 칭찬하지 않고, 천재라고 하면 앞으로 더 이상 노력하는 것이 이상한 상황이 된다. 잘못된 칭찬에 대한 부담감이 오히려 노력을 등한시하게 만들거나, 천재가 아니란 게 탄로 날까 봐 공부를 회피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잘못된 칭찬 경계 필요해
조선시대 독서왕으로 손꼽히는 김득신은 스스로 묘지명에 이렇게 적었다. ‘재주가 남만 못하다고 스스로 한계를 짓지 말라. 나보다 노둔한 사람도 없겠지만 결국에는 이룸이 있었다. 모든 것은 힘쓰는 데 달려 있을 따름이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배움을 향해 끝없이 나아가는 열정과 도전 정신이 한계를 사라지게 한다. 앞으로의 미래는 예측 불가능하다. 스스로 배우고자 하는 내적 동기를 일으켜서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는 자세야말로 미래를 살아가는 동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