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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학습자 주도성 기르는 수업전략(1) 

학습자 주도성은 무엇인가?
교육과정은 수업전략과 학생평가 방식을 유도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총론에 수업과 학습지도의 지향점이 함축되어 있다. 교육과정 개정의 필요성과 구성 중점의 핵심을 보자.

 

인용한 내용에서 ‘삶과 학습을 스스로 이끌어가는 주도성’이 눈길을 끈다. 학생들이 불확실한 미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면 학습이든 삶이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것이 새로운 교육과정이 등장한 배경이고, 지향점이다.

 
그렇다면 새 교육과정의 등장과 함께 강조되고 있는 학습자 주도성은 무엇인가? 본래 주도성(agency)은 자기 통제적이고 자율적인 방식으로 행동하는 생애역량(ASCD)인데, 학습자 주도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추진하고 있는 ‘교육 2030: 미래교육과 역량 프로젝트’에서 도출된 ‘OECD 2030 학습 나침반’에서 출현하였다. 

 

[그림 1]은 2030년에 사회생활을 시작할 학생들을 위한 교육의 목적을 어디에 두고, 이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교육하고, 학습할 것인지를 밝혀준다. 우선 교육목적을 개인적으로 신체·심리·정서적으로 평안한 삶, 그리고 사회적으로 서로 협력하면서 갈등을 줄이고 평등하게 살아가는 웰빙(well-being)에 두고 있다. 이에 도달하려면 문해력·수리력·데이터 문해 등 핵심 토대(지식)와 함께 변혁적 역량(새로운 가치 창출하기+긴장과 딜레마 해소하기+책임감 가지기)을 길러야 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학생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 결국 학생 주도성(student agency)은 학습과 삶의 과정에서 주체적 행위자(agent)가 되는 역량을 말한다. 

 

• 학습 주도성
학생이 학습과 삶의 과정에서 주체가 되어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실행 방안을 찾아 실천한 다음에, 그 과정과 결과를 통합하는 생애 역량

 

학습 주도성은 어떤 요소들로 구성되는가?
학생들이 학습이든 일상생활이든 주체(주인)가 되는 역량을 기르도록 수업을 설계하고, 실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림 2]에 주목해 보자.

 

첫째, 목적의식(Purpose)은 학습과 성장, 진로 개척을 위한 원동력이다. 학교에서 공부를 하든, 학원에서 수강을 하든, 스스로 목적의식을 분명하게 가져야 한다.


둘째, 투자(Investment)는 실행력을 말한다. 목적을 달성하려면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끈기와 의지가 있어야 한다. 


셋째, 성찰(Reflection)은 학습하는 과정이나 그 후에 아는 것은 무엇이고, 모르는 것은 무엇인지 분간하는 메타인지 학습과 관련이 있다. 


마지막으로 책임(Responsibility)은 자신의 행위와 역할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결과를 예측하고, 그 결과를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수용하는 것이다. 책임의식이 있어야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

 

결국 [그림 2]는 앞의 [그림 1]에서 변혁적 역량을 기르는 순환과정(예상하기 → 실행하기 → 성찰하기)과 일맥상통하는데, 학생 주도성에 초점을 두고 수업전략을 고안하는 토대가 될 수 있다. 

 

학습 플랫폼으로 학습 주도성을 기르는 수업을 하자
필자는 학습 플랫폼(Learning platform)으로 학생들이 주도성을 기르도록 안내하는 수업을 하자고 제안한다. 학습 플랫폼은 필자가 만든 용어이고, 실제 대학 수업에서 실천하는 틀이다. 구체적으로 학습 플랫폼은 읽기 기술인 SQ3R을 기반으로 수업의 전 과정을 하나로 연결하여 학습의 주도성을 실천하도록 필자가 만든 구조화한 틀이다. 


학습 플랫폼의 바탕이 되는 SQ3R은 ① 훑어보기(Survey) → ② 질문하기(Question) → ③ 정독하기(Read, R1) → ④ 암송하기(Recite-R2) → ⑤ 종합하기(Review-R3)를 말한다. 본래 SQ3R은 로빈슨(Robinson)이 오하이오대학교에서 학생들의 독해력을 돕기 위한 것이다. 한 단원을 공부할 때 단계적으로 읽고 이해하는 방법인데, 초등학교 고학년,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도 꼭 필요한 학습 기술이다. 그래야 주도적으로 학습하고, 대학생이 되어서도 학습의 주인이 될 수 있다.

 

• 학습 플랫폼
SQ3R을 바탕으로, 수업의 과정을 하나로 연결하여 학습 주도성을 기르는 구조·틀

 

학습 플랫폼을 활용할 때는 학생들이 SQ3R의 각 단계를 충분하게 익히도록 안내하고, 실천과정을 피드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대학생들도 SQ3R을 스스로 실천하는 것을 어렵게 생각한다. 또한 교수자가 플랫폼의 각 단계를 수업과정에서 꼭 반영해야 한다. 예컨대 수업 전 활동에 해당하는 훑어보기와 질문 만들기를 예습으로 안내하고, 수업 도입에서 확인해야 한다. 이때 실천해 오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필요하다. 


수업 흐름과 연계하여 SQ3R을 실천한 예를 보자. ‘4 수업 후 성찰’은 글쓴이가 덧붙인 것이다. 순서로 보면 SNU 기법이라 해야 하지만, 기억하기 좋게 SUN(태양) 기법이라 하였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학습 플랫폼을 활용하도록 안내할 때는 2~3개 차시를 묶어서 실천하도록 하면 지식의 체계를 잡는 데 더 도움이 된다. 

 

● 학습 플랫폼 실천 과정
1 수업 전 공부 활동(원리 → 실천 예)

2 수업 중(후) 실천하기(원리 → 예)

 

3 수업 후 실천하기(원리 → 예)

 

4  수업 후 성찰하기(SUN 기법)


 

매듭짓기 _ 학습의 백화점 / 끌어내는 학습

학습 플랫폼의 토대가 되는 SQ3R에는 효율적인 학습자가 되는 비결(질문하기, 표시하며 읽기, 요약하기, 글쓰기 등)이 들어 있다. 그래서 이것을 공부의 백화점(신붕섭, 2009)이라 하였다. 특히 평소에 학습 플랫폼을 완성하면 시험을 준비하는 효과가 있다.

 

인공지능의 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더 이상 밀어 넣은(push) 공부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이 장차 불확실한 미래에 적응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능력을 기르도록 하려면 ‘내가 끌고 가는/끌어내는(pull) 공부’를 하도록 안내해야 한다. 그래야 학습과 삶을 스스로 이끌어 가는 주도성을 함양할 수 있다. 교수자가 수업 패러다임을 변혁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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