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특수교육은 왜 장학이 없어요?” 같이 근무하는 교육행정직 주무관의 하소연이었다. 특수학교에 근무하면서 딸에게 특수교사를 권유했고 지난 3년간 근무하던 딸이 퇴직을 앞두고 있다고 했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했지만, 혼자 감당해야 할 무게가 벅찼고, 특수교사를 권유했던 것이 엄마로서 무척 미안하다고 했다. 선배 특수교사로 미안했고, 평소 특수교육에서 ‘장학’이 강조돼야 함을 말했던 터라 더없이 속상하고 눈물이 났다.
개별화 교육계획 수립 중요해
지난해 10월, 인천 초등 특수교사를 하늘의 별로 떠나보낸 후 우리는 특수교육 현장의 총체적 난국을 가슴 저미게 마주했다. 5년 차 교사는 과밀학급 학생을 오롯이 감당하며 과중한 업무에 치여 있었다. 사실 특수교사들은 이러한 현실을 오래전부터 직면하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49재 추모 집회에서 충남교총 특수교사 대표로 발언하며 앞으로 더는 특수교육 현장에서 이처럼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2024년 기준 특수교육 대상 학생 수는 역대 최대인 11만 명을 넘어섰다. 이에 교육부는 2025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서 기간제 특수교사 지원을 확대하고 특수학교(급)를 확충해 과밀 수준을 6%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특수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현실적인 여러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여기에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한 중요한 두 가지를 제안해보고자 한다.
첫째, 개별화 교육계획 운영을 고도화해야 한다. 특수교육의 꽃은 개별화 교육계획이다. 일반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에 힘써야 한다면 특수교사에게는 개별화 교육계획과 행동중재가 더해져 있다. 하지만 현재는 도전적 행동중재(문제행동중재)에 집중된 형국이다. 교육보다 치료지원, 방과후학교, 지원인력 등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에만 몰두하고 있다. 학생 중심 맞춤형 특수교육을 실현하려면 반드시 학생별 개별화 교육계획 수립과 운영의 질을 높여야 한다.
둘째, 장학을 강화해야 한다. 특수학급 현장은 마땅히 점검돼야 할 사항들이 점검되지 못하고, 특수교사들은 각자도생하고 있다. 특수학급에는 학교 안의 자율적인 장학 또는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동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지원 장학이 중요한 이유다. 특수교육 담당 장학사가 특수학급을 체계적으로 ‘장학’할 수 있도록 특수교육 전공 장학사 배치를 전면 확대하고, 특수교사 혼자 감당하고 있는 통합교육 운영과 과중한 행정업무 등을 경감시켜야 한다.
지원 장학 강화로 해결 나서야
더 이상 동료 교사를 떠나보내는 일이 없도록 특수교육 여건을 혁신적으로 개선해 특수교사를 외딴섬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사람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배움을 돕는 교사부터 행복해져야 한다. 더 나아가 학생, 학부모, 선생님 모두가 행복한 ‘사람사랑 특수교육’이 펼쳐지는 날을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