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첫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열린우리당 의원(58·수원 영통)이 교육계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28일 교육부총리 취임식을 갖고 힘겨운 항해를 시작했다.
도덕성 시비로 취임 5임만에 물러난 이기준 전 부총리의 뒤를 이은 김진표 의원은 ‘대학개혁과 관리능력’을 높게 평가받아 노무현 대통령에 발탁됐다.
교총은 그러나 “교육을 경제에 예속시킨 실망스런 인사”라며 “정치적 고려와 경제논리에 의해 교육문제에 접근한다면 교육파행을 가져올 것”이라고 정부에 경고했다.
새 부총리는 재경부 장관 시절 “판교 신도시 성공을 위해 학원단지를 만들겠다” “강남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한 부동산 대책으로 강북에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를 설립해야 한다”는 등의 ‘경제논리 위주의 교육 발언’으로 교총의 거센 항의를 받은 바 있다.
김 부총리는 취임사에서 대학 경쟁력을 강조했다. “대학진학률이 81%에 달하지만 산업현장에서는 쓸만한 인재가 없다”며 “실리콘벨리처럼 대학-연구소-산업간의 클러스트 구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초등교육에서는 인성교육과 창의성 교육을, 중고등학교 교육은 형평성과 수월성을 조화롭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평준화제도의 틀은 유지하되 수월성 교육을 강화해 학교교육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립형사립고교는 올 상반기 평가결과를 보고 교원단체와 충분히 협의해 정책방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생님과 학생들이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감화되는 토대를 만들어 줘야 진정한 교육이 가능하다며, 선생님들에게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주고, 가급적이면 많은 권한을 일선기관에 이양하겠다고 했다.
또 e-러닝 활성화를 통한 평생교육 확대, 특수교육과 대안학교 등 교육환경 개선에 정책 우선순위를 둬 지역간·계층간 교육격차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개방은, 현재 설정된 범위와 제출된 양허의 틀 속에서 단계적으로 조심스럽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27일 국회 기자간담회서는 “가능한 대학에 자율성을 주고, 돈 많은 사람이 우선적으로 대학에 들어가는 제도는 용납할 수 없다”며 기여입학제를 추진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17대 총선에 출마해 당선된 김 부총리는 경복고, 서울대 법대, 위스콘신대 공공정책학 석사를 졸업했으며, 재경부 차관, 국무조정실장, 참여정부 첫 재경부장관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