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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아이들은 꽃이다” — 시인 김용택 선생님의 참교육의 길

한국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온 수많은 목소리 중, 한 사람의 삶과 실천으로 교실의 본질을 일깨운 교육자가 있다. 바로 ‘섬진강 시인’으로 잘 알려진 김용택 선생이다. 그는 전북 임실의 작은 초등학교에서 40년 가까이 아이들을 가르치며, ‘교육은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라는 단순하지만 깊은 진리를 몸소 보여준 분이다.

 

“모두가 꽃이야, 다 다르게 피는 꽃들일 뿐이야” 김용택 선생의 가장 널리 알려진 말이다. 한 아이가 산수 시험을 망치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을 때, 그는 아이에게 다정히 말했다. “넌 산수는 좀 어렵지만, 그림은 정말 잘 그리잖아. 사람은 누구나 잘하는 게 다 달라. 너도 소중한 꽃이야.”

 

이 짧은 말은, 경쟁 중심의 교육 속에서 스스로를 무가치하게 여기던 아이에게 자신의 존재를 긍정할 수 있는 큰 울림이 되었다. 김용택 선생은 늘 말했다. “아이를 사람으로 보라”고 말이다. 성적과 태도로 아이를 판단하지 말고, 그 아이가 가진 삶의 이야기와 가능성을 먼저 보아야 한다고.

 

교과서 너머, 아이의 삶을 배우다

김용택 선생의 수업은 특별했다. 책상 앞에만 앉혀두지 않았다. 아이들과 함께 들로 나가 나무를 심고, 마을을 걷고, 함께 시를 썼다. 교과서에만 갇힌 배움이 아니라, 삶 자체가 교과서가 되는 수업이었다. 아이가 수업 중 한 말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그것을 적어 두었고, 시로 엮어 학급 시집을 만들었다. 문법이 틀려도, 글씨가 삐뚤어도, 그것은 아이의 진심이었다.

 

이런 수업을 경험한 아이들은 “나는 말할 수 있는 존재구나”, “나는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존재의 긍정을 배웠다. 배움은 경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임을 깨달은 것이다.

 

교사들에게 남긴 말, “사랑해 주세요”

퇴임 후에도 김용택 선생은 전국을 돌며 교사들과 만나고 있다. 그의 강연 중 가장 많은 교원이 눈물을 흘린 장면은 바로 이 말이었다. “선생님들, 너무 애쓰지 마세요. 아이를 사랑하면 돼요. 잘 가르치려고 애쓰지 않아도 돼요. 아이를 있는 그대로 봐주세요. 선생님의 따뜻한 한마디가 그 아이 인생을 바꿀 수 있어요.”

 

이 말은 지친 교사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입시와 악성 민원, 평가에 시달리며 교육의 본질을 잃어가던 교사들이 다시 아이들을 바라보게 만든 한 줄의 철학, 사랑이 교육의 시작이며 끝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한 중학교 교사는 이렇게 고백했다. “교실에서 지치고 무력했던 어느 날, 김용택 선생님의 글을 읽고 울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아이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수업보다, 먼저 아이의 눈을 보기 시작했어요.”

 

살아 있는 교육학자, 교실에서 교육을 증명한 사람

김용택 선생은 엄밀히 말해 전통적인 교육학자는 아니다. 대학 강단이나 연구소 대신, 교실과 마을, 자연과 아이들 사이에서 평생을 보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깊이 교육의 본질을 성찰하고, 실천한 분이다. 그의 글과 시, 강연은 수많은 교사에게 이론보다 강한 변화의 씨앗이 되었다. 그는 말한다. “교육은 지식을 전달하는 일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일이에요.”

 

그 철학은 지금도 수많은 교사들에게 영감을 주며, 교실 속 아이들에게 따뜻한 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교사는 꽃을 키우는 사람이라는 그의 말처럼, 오늘도 누군가의 교실에서 조용한 꽃이 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가 교육자다

김용택 선생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모든 사람이 선생님이에요. 아이도, 부모도, 세상도. 우리는 다 같이 배우고, 가르치며 살아가요.”

 

학교 교육의 변화는 거대한 정책 이전에, 교사 한 사람의 시선, 말 한마디, 믿음에서 시작된다. 아이를 사람으로 볼 수 있는 교사, 잘못을 따지기보다 마음을 어루만지는 어른, 아이 하나의 시를 소중히 읽어주는 선생님, 그것이 바로 김용택 선생이 보여준 참교육의 길이며, 우리 모두가 함께 걸어야 할 길이다. 이 시대 힘들고 어려운 악조건에서, 묵묵히 교사의 길을 걷고 있는 전국의 모든 선생님들에게 김용택 선생을 소개하여 위로와 격려, 응원하고자 한다. 부디 모두의 가슴 속에 따뜻한 울림과 감동으로 조그만 파문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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