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 ‘독도의 날’을 앞두고 지난여름의 독도 방문이 다시금 떠올랐다. 7월 4일, ‘2030 울릉도·독도 탐방연수’에 참여하기 위해 퇴근 후 포항으로 향했다. 이번 연수는 경북교총 창립 80주년을 맞아 20~30대 교사 25명이 독도의 역사, 환경, 해양생태학적 가치를 직접 체험하며, 미래세대 교육의 방향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직접 밟으며 교육적 가치 느껴
밤 9시, 울릉크루즈 여객선이 포항항을 떠나는 순간부터 설렘이 가득했다. 오랫동안 마음 한켠에 품어온 ‘독도를 직접 밟아보겠다’는 꿈을 향한 닻이 올랐다.
새벽 6시 40분, 신선한 공기로 가득한 울릉도에 도착했다. 일정에 따라 울릉도의 지질 구조, 해양 환경, 생태적 특성을 관찰한 뒤 독도로 향하는 배에 올랐다. 시간이 흐르며 짙은 해무 사이로 섬의 윤곽이 또렷해졌고, 드디어 독도에 발을 딛는 감격스러운 순간을 맞았다.
독도에서 주어진 시간은 생각보다 짧았다. 하지만 그 시간 동안 가능한 많은 것을 오감으로 느끼고자 했다. 바람의 방향, 파도의 움직임, 해류의 흐름 등 자연의 질서를 세심히 살폈다. 과학 교과서 속 문장들이 현실로 펼쳐지는 듯했다.
수백만 년 전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암석의 결은 지구의 역사를 품고 있었고, 암반의 감촉은 오랜 세월 바람과 파도를 견뎌온 생명의 흔적 같았다. 암석 틈의 식물과 괭이갈매기, 해조류가 어우러진 생태계는 순환과 공존의 원리를 보여주었다. 천연기념물 제336호 ‘독도 천연보호구역’의 품격이 그대로 느껴졌다.
이 작은 섬은 과학과 생태, 그리고 삶의 균형을 함께 배울 수 있는 살아있는 교실이었다. 과학과 수업에서 독도를 다룰 때 ‘화산암의 생성 원리, 해류의 흐름’뿐 아니라, ‘기후 변화 속 독도 해양 환경을 지키기 위한 실천 방안’과 같은 주제의 프로젝트형 수업 구상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책을 탐구하는 활동을 통해 생태 감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겸비한 미래세대로 성장할 모습을 기대하게 됐다.
비록 짧은 상륙이었지만 그 의미는 깊었다. 독도에 대한 시선이 ‘지식으로서의 독도’에서 ‘삶으로서의 독도’로 확장됐고, 단순한 영토와 지리 개념을 넘어 자연의 생명력과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교육 속에 녹여야 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자연을 통해 세상을 배우는 힘을 기르는 교육 설계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10월 25일 의미 되새기자
최근엔 독도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한 것 같아 아쉽다. 하지만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독도의 날’을 맞이해, 학생들에게 이렇게 전하고 싶다. “독도는 우리 영토이자, 살아 숨 쉬는 배움의 교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