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수많은 직업을 대체할 거라는 예측이 쏟아지는 가운데, 교육 현장 역시 거대한 변화의 물결 앞에 서 있다. 특히 교권 하락과 교육공동체 내 신뢰 문제로 현장의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에서, ‘과연 교사라는 직업은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불안 섞인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대체할 수 없는 고유 영역 존재해
하지만 AI 시대는 교사라는 직업을 위협하기보다, 역설적으로 교사의 가장 ‘본질적 역할’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본질(本質)’이란 사물이나 현상을 성립시키는 근본적인 성질을 의미한다. 교사의 본질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데 있지 않다. 그것이 전부였다면 교사는 이미 인터넷과 AI로 대체됐을 것이다. 학교는 단순한 학습적 배움의 공간을 넘어, 학생 한명 한명의 전인적 성장이 이뤄지는 공간이며, 타인과 더불어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는 터전이다. AI 시대의 큰 변화에도 불구하고, 학생을 인격체로 대하며 그 성장을 이끄는 교사의 이 본질적 업무는 더욱 확고해질 것이다.
현장 교사의 역할은 AI가 결코 대신할 수 없는 다음과 같은 고유한 영역을 가진다.
첫째, AI는 ‘감성적 소통’이 불가능하다. AI는 공감을 흉내 낼 수는 있지만, 진심으로 마음을 나눌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이 단순히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가정불화나 교우 관계로 힘들어할 때, AI는 학업 성취도 하락이라는 데이터를 분석할 뿐이다. 하지만 교사는 학생의 눈빛과 표정을 읽고, 그 마음을 어루만지며 진심 어린 위로와 상담을 건넬 수 있다. 이러한 인간적 교감과 신뢰 관계 구축은 AI가 모방할 수 없는, 인간 교사만이 가진 능력이다.
둘째, ‘창의적 사고’와 ‘지혜’를 가르치기 어렵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형화된 답을 찾는 데 능숙하지만,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윤리적 판단을 내리거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적 사고를 이끌기에 한계가 있다. 가령, 학생들과 함께 지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AI는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요약할 수는 있다. 그러나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고, 윤리적 딜레마를 함께 고민하며, 모두를 위한 최선의 해답을 찾아가는 ‘지혜로운’ 과정은 오직 인간 교사만이 이끌 수 있다.
‘안내자’ 역할 집중할 수 있어
결론적으로 AI는 교사의 대체재가 아닌, 교사가 더 교사다울 수 있도록 돕는 도구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교사는 단순 지식 전달자의 역할에서 벗어나, 학생의 정서적 안정과 사회성 발달을 돕고, 삶의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안내자’이자 ‘조력자’로서의 역할에 더욱 집중하게 될 것이다.
AI가 결코 대체할 수 없는 교사의 고유한 영역은 반드시 존재하며, 그 인간적인 가치는 미래 사회에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