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을 비롯한 교원단체들이 교실에서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되 학교 밖에서는 교사에게도 일반 시민과 같은 정치적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며 관련 입법을 촉구했다. 정당 가입을 비롯한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교육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과 입법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다.
교총 등 8개 교원단체가 참여하는 교사정치기본권찾기연대는 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교사 정치기본권 입법 촉구 공동행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교사는 정치인이 되려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시민으로 살아갈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교사 역시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자이기 이전에 대한민국의 시민이라며 학교 밖에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고 민주적 정치 과정에 참여할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입시와 사교육비, 교원 처우와 노동환경, 학생 학습권과 교육복지, 교권, 학교 안전, 교육과정, 교육격차와 교육재정 등 학교 현장의 문제가 정책과 법·제도로 이어지는 만큼 교육 당사자인 교사의 목소리도 정책과 입법 과정에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당 가입의 자유도 요구했다. 연대는 “특정 정당에 가입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며 “어떤 정당을 선택할 것인지는 교사 개인의 자유로운 판단과 선택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후원 등 제한적인 권리 보장에 그치지 않고 정당 가입과 정치적 의사표현을 포함한 정치적 시민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정치기본권 보장이 교실에서의 정치활동 허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연대는 “학교 내에서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며 교사가 학생에게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강요해서는 안 되고 학생의 자유로운 생각과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요구하는 정치기본권은 교사의 직무상 정치적 중립 의무를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며 “교사의 직무와 시민으로서의 삶을 구분하고 학교 밖에서는 시민으로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선 교총 부회장도 이 같은 학교 안팎의 구분을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지켜져야 한다”며 “교실에서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하도록 가르쳐서는 안 되고 아직 가치관이 형성돼 있지 않은 학생들에게 교사의 일방적인 정치적 견해를 주입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정치적 중립성이 교사가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에게 민주사회에서 지켜야 할 태도와 책임 있는 표현을 가르치는 것은 정치적 편향이 아니라 시민교육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더 근본적으로 교사 역시 시민”이라며 “개인으로서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것까지 과도하게 제한받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이제는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교사가 교육정책에 전문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며 교실 밖에서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이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연대는 국회와 각 정당에 교사 정치기본권의 전면 보장과 정당 가입을 포함한 정치적 시민권 보장, 학교 밖에서 자유로운 시민으로 살아갈 권리 보장 등을 요구했다. 교육 현장의 목소리가 정치와 정책, 입법으로 연결될 수 있는 통로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교사 정치기본권 입법을 촉구하는 정당 가입 관련 공동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연대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특정 정치인을 위한 행동이 아니다”며 “교사의 정당 가입 자유를 포함한 온전한 정치기본권을 보장하라는 교사의 요구를 분명히 보여주는 행동”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