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고등학교의 교사가 저녁 수업을 마치고는 밤거리를 걸으며 학생들을 만난다. 도시의 밤 불빛 거리 속에서 아이들을 만나고는 말을 건넨다. “집으로 돌아가렴.”
미즈타니 오사무의 “얘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에이지 21)를 읽어보셨는지요. 저자는 이 책에서 12년간 길에서 만난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일어난 뼈아픈 실수와 보람, 기쁨 등의 이야기들을, 지금 이 사회의 어른들에게 하고 싶은 당부들과 함께 풀어 놓고 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아이들은 모두 '꽃을 피우는 씨앗'이라고. 어떤 꽃씨라도 심는 이가 제대로 심고 필요한 물을 공급해주고 정성스레 마음을 들이면, 반드시 꽃을 피우게 마련이라는 것이지요. 시들어버리거나 말라버리는 아이가 있다면. 그것은 어른들의 잘못이라고 그는 단언합니다. 강한 척 허세를 부려도 실은 연약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 사실은 밝은 세계로 나가고 싶고, 가족과 친구들과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지만, 낮의 세계가 받아주지 않아 상처 입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어둠 속으로 밀어 넣어 버리려는 어른들을,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을 구하고 싶다”고 말만 하는 어른들을 용서할 수가 없다는 미즈타니 씨.
한 아이의 미래를 위해 조직폭력배에게 손가락 하나를 내준 적도 있는 그는 또 이렇게 말합니다. “저, 도둑질한 적 있어요.” “괜찮아.”/ “저, 원조교제했어요.” “괜찮아.”/ “저, 본드 했어요.” “괜찮아.”/ “저, 폭주족이었어요.” “괜찮아.”/ “저, 죽으려고 손목 그은 적 있어요.” “괜찮아. 어제까지의 일들은 전부 괜찮단다.”/ “죽어버리고 싶어요.” “하지만 얘들아, 그것만은 절대 안 돼. 오늘부터 나랑 같이 생각을 해보자.…”라고.
미즈타니 씨가 말하는 “괜찮아, 괜찮아”의 그 넉넉한 진심은 아이들로 하여금 마음의 문을 열게 만듭니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쉽게 아이들을 포기해 온 것은 아닐까요. 폭력에 얼룩지고, 성적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이들이 자꾸만 늘어가는 요즘, 이 책이 서점가의 교육부문 베스트셀러 자리를 몇 달째 지키고 있다는 사실에서, 우리 곁에도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그들 옆에 있고 싶었다”고 말하는 수많은 미즈타니 선생님의 존재를 믿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