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제도가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교통계도원들에게 법규위반차량에 대한 고발권을 부여하거나 ‘1경찰관 1학교 전담제’ 도입 등 실질적인 조치가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사단법인 한국생활안전연합이 24일 개최한 ‘세계 최고의 스쿨존 만들기’ 국제심포지움에서 한국교통연구원 설재훈 도로교통연구실장은 “법규 내용을 지키지 않아도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아무런 법적 제재를 받지 않고 있고, 예산부족을 이유로 어린이 보호구역 지정에 따른 안전시설 설치 등 후속조치도 매우 미흡한 실정”이라며 실효성없는 어린이보호구역 제도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 설 실장은 또 “보호구역내에 노상주차장을 설치할 수 없다는 조항이 명기돼 있지만 현실은 오히려 학교 담장을 따라 대형 주차장화 되고 있다”며 “이러다보니 초등학교 교사들은 형식적인 지정에 불과하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설 실장은 녹색어머니회 등 교통계도원들이 법규위반차량을 고발하면 법적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하고 1명의 경찰관이 1개의 초등학교를 전담하는 ‘1경찰관 1학교 전담제’의 도입을 요구했다. 설 실장은 이밖에 ▲이면도로에 보․차도 경계턱을 설치 ▲운동장에 지하주차장 건설 백지화 ▲교통범칙금 예산 상당 부문 초등학교 통학로 어린이 사고예방에 사용 ▲어린이 보호구역내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 등을 제안했다.
서울시립대 도시방재안전연구소 최영화 수석연구원도 “최근 어린이 보호구역 주민 3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규제사항 중 속도규제와 주정차 금지 규정 만을 검토했을 때, 모두 알고 있는 사람이 10%, 둘 중 하나라도 아는 사람의 비율은 52% 밖에 되지 않았다”며 “어린이보호구역내 30Km/h의 속도규제는 유명무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어린이 보호구역은 6월말 현재 초등학교 4898개소, 유치원 2038개소, 합계 6936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 5월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어린이 보호구역 지정대상을 현행의 초등학교와 유치원에서, 특수학교와 보육시설(어린이집)까지 확대했고 이 개정안은 2006년 6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