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면 실시를 앞두고 있는 방과 후 학교제도가 학원 측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관련 법안 국회 통과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또 대규모 학습지사가 비영리기관을 설립해 방과후학교에 진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어 학교의 학원화와 사교육시장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국회 법사위는 11월 29일 회의를 갖고, 방과 후 학교 관련 내용을 담고 있는 초중등교육법개정안 법사위 통과를 보류했다. 여야 관계자들은 “교육위에서 수정 대안을 마련해 다시 제출할 것”이라며 “정기 국회 내 국회통과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육부 관계자는 “법안 통과와 상관없이 방과 후 학교는 시행 될 수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안정적인 재정 지원에 차질이 우려 된다”고 말했다.
학원연합회는, 방과후학교제도가 학원의 존립기반을 위협하고 있다며 오는 9일 여의도에서 ‘방과 후 학교 법제화 저지 및 생존권 수호’를 위한 3만 항의집회를 가질 계획이다.
학원연합회는 방과후 학교제도가 ▲수익자 부담원칙을 적용해 유상교육을 실시함으로써 헌법상의 의무교육조항과 ▲도농간 교육격차를 심화시켜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 ▲100만 학원인의 영업에 타격을 줘 직업선택의 자유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며 비영리기관 위탁 운영과 수익자부담 원칙을 폐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용현 학원연합회 사무총장은 “대규모 학습지회사들이 비영리기관을 설립해 방과 후 학교에 진입할 것”이라고 우려했고, 이런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주간 뉴스메이커는 지난달 17일 “에듀닷컴, 대교, 웅진씽크빅은 방과후컴퓨터교실로 일선 학교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교육부가 방과 후 학교 문을 여는 순간 교문 안으로 진입할 태세”라고 보도했다.
같은 시기 이데일리는 “방과후 학교 시행에 따른 수혜로 웅진씽크빅의 목표주가를 1만원에서 1만 2900원으로 올렸다”는 우리투자증권의 발표를 실었다.
지난달 3일 교육부는 기존의 특기적성교육, 수준별 보충학습, 방과후 교실 등을 포괄하는 방과후 학교를 내년부터 학교 자율로 도입한다고 발표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서울 인헌중을 방문해 “교사들도 오전 수업으로 공교육을 끝내고 자발적으로 과외교사로 참여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본지 11월 7일자보도
이에 앞선 9월 국회 교육위는 방과후 학교 관련 내용을 담은 열린우리당 조배숙 의원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과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안을 통합한 대안을 마련, 법사위에 넘겼다.
교총은 “학교를 학원화하는 방과후 학교제 도입은 신중해야 하고, 방과후 학교 운영의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