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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민 간 혼혈인 친구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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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6.04.27 15:16:00
“70년대 중․고 시절 백인계 혼혈인 친구가 있었다. 그는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되지만 자원해 방위 복무를 마치고 한국여성과 결혼했다. 토종보다 더 한국인임을 자처했던 그였는데,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 갈 무렵 미국으로 이민 갔다. 나는 ‘튀기는 일세는 영리하지만 이세는 바보가 될 확률이 높다’는 편견을 오랫동안 갖고 있었다. 이 편견은 고1 때 사회 선생님에 의해 주입된 것이다.” 이는 필자의 개인적 경험이지만 타 인종에 대한 편견과 냉대가 여전한 우리 사회 모습의 일단이 아닌가 한다.

하인즈 워드 붐을 타고 뿌리 깊은 순혈주의 의식에 대한 반성과 함께 결혼 이민 자녀의 교육권 보호에 대한 관심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당장 혼혈인이라는 용어를 ‘결혼 이민자의 자녀’로 바꾸고 내년부터 교과서에 다른 인종과 문화에 대한 이해와 포용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국적․영주권 취득을 보다 용이하게 하고, 혼혈인에게 대입시 문호의 일정 비율을 의무 할당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불법 체류 외국인 근로자 자녀에게도 교육권을 보장하라는 시민단체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1998년 이전에는 국제결혼이 1~3%에 불과했으나 2004년부터 10%대로 늘어 급증세다. 그럼에도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혼혈인들 가운데 흑인계는 거의 대부분, 백인계는 41%, 아시안계는 10%가 여건만 되면 한국을 떠나고 싶어 한다고 한다. 그들이 살고 싶어 하는 나라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법․제도 개선은 물론 그들의 유년, 청소년 시절을 책임지는 교육자의 역할이 막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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