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재정이 많아서 낭비적인 요소가 있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교육재정은 많을수록 좋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교육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선풍기 몇 대로 한여름을 보내고 기온이 영하 3도 이하로 내려가야 난방기를 사용하는 많은 학교들의 슬픈 현실은 교육재정 증액의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회 교육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대책소위는 지난달 25일 내국세총액의 19.4%인 지방교육재정 교부율을 20.7%로 상향 조정하고, 서울과 광역시, 경기도의 시도세 전입금 비율을 2% 포인트씩 올리는 내용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방향에 합의했다. 이는 우선 경기침체로 인한 세수 결손과 유아, 특수, 실업교육과 교육양극화 해소 등 교육복지 추가 예산수요를 반영한 것이다. 현실적으로 현재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현상유지하고, 유아교육 공교육화 등 추가적 예산소요만을 겨우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이를 확보한다 하더라도 교육계의 현안과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크게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부율과 시도전입금의 상향조정에 대해 기획예산처와 행자부는 물론 교육부에서조차 난색을 표하고 있다. 요지는 대학재정 확충도 급한데 초․중등 교육을 위한 교부율 인상만 할 수 없으며, 저출산과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고려하면 교사가 줄기 때문에 인건비 절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 교육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오는 말이다. 여기저기서 수도 없이 언급되었지만, 저출산을 고려하더라도 교사당 학생수는 OECD국가 중 가장 많다.
이제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둔 우리나라가 여전히 교육여건에서는 후진국 수준에서 맴돌 수는 없을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6월 국회 본회의에서 이번 교부율 인상안이 통과될 것을 기대한다. 2차 대전 막바지에 오히려 교육예산을 더욱 늘렸다는 영국의 사례를 다시 한번 되새겨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