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전국이 다시 월드컵으로 떠들썩해졌다. 돌아온 월드컵을 맞는 분위기만큼은 2002년의 열기 못지않지만 이번 개최지는 머나먼 독일. 우리나라 대표팀이 경기를 가질 예정인 라이프치히, 하노버 등 독일 도시들은 이름부터 생소해서 어디가 어딘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한국신문협회는 학생들이 월드컵을 통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월드컵 패스포트’ 워크북을 제작해 배포했다. ‘신문과 함께 떠나는 월드컵 세계, 나만의 월드컵 기록장을 만들자!’ 슬로건 아래 월드컵을 신문활용교육(NIE)에 접목시킨 이 자료는 이름에 걸맞게 크기도 가로세로 15센티미터 정도의 여권만 하다.
총 54쪽의 분량 안에는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32개국의 위치, 경기가 열리는 독일 내 도시들, 독일에서 가보고 싶은 곳, 참가국 국기 스크랩해서 붙이기, 포지션별 선수에게 격려말 쓰기 등 다양한 내용이 가득하다.
지난달 말까지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개인별로, 혹은 학교나 학급별로 신청을 받은 결과 당초 계획인 5천부보다 신청자가 훨씬 많았다. 신문협회 관계자는 “재량활동 시간에 활용하기 위해 단체로 신청한 선생님들도 꽤 많았다”고 전했다.
경기 동두천초등학교(교장 박욱희) 역시 130부를 단체신청한 경우. 지난 7일 컴퓨터실에 모인 이 학교 6학년 1반 학생들은 월드컵 패스포트를 꺼내놓고 저마다 인터넷을 뒤적거리느라 바빴다.
“자, 월드컵 마스코트에 대해 한번 알아보자.” 선생님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이들은 월드컵 마스코트를 찾기 위해 마우스를 이리저리 움직였다.
이번 독일 월드컵 마스코트는 아버지 사자가 새끼 수사자(레오)의 축구경기장면을 보고 “Go! Leo”라고 응원한다는 뜻의 ‘골레오 6’. 학생들은 워크북에 마스코트의 이름과 의미를 또박또박 쓰더니 한쪽에 골레오 6를 직접 그리기 시작했다. “월드컵에서 마스코트를 만드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자”는 질문은 좀 어려웠는지 진지한 표정으로 한참을 컴퓨터와 씨름하기도 했다.
학생들을 위해 자료를 신청했던 이 학교 조성모 교사는 “신문활용교육으로 재량활동 시간에 활용할 수도 있고 세계사 교과와도 연관해 가르칠 수 있다”면서 “월드컵은 물론 다른 나라의 지리나 역사를 이해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반응도 매우 호의적이었다. 특히 동두천초등학교는 김동진과 김두현 등 두 명의 대표선수를 배출해낸 학교여서 더욱 의미가 깊다. 학생들은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잘했으면 좋겠다”면서 선배들을 응원했다.
신문협회는 패스포트 제일 마지막 장에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도장을 받아 응모하면 심사결과 우수작에는 상금이나 축구공을 선물할 계획이다. 당선작은 신문협회 NIE 자료 전시회에 활용할 계획도 갖고 있다.
신문협회 측은 “월드컵이라는 흥겨운 기회를 통해 학생들이 신문과 가까워지고 읽기·쓰기 능력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당초 예상보다 신청자가 많아 조만간 워크북에 담긴 교육자료 파일을 홈페이지(www.presskorea.or.kr)에도 올려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