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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초중고 영·수 수준별 수업 활성화

교육부 교육과정 개정안 마련…2009년부터 단계적 시행
공청회는 전교조 저지로 무산…'우열반 부활 논란' 일듯

초ㆍ중ㆍ고교에서 학생들의 개인차를 고려한 수준별 수업이 더욱 활성화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4일 현재 7차 교육과정의 수준별 교육과정을 시행하면서 나타난 문제점을 개선해 단위 학교 차원의 수준별 수업을 내실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수학ㆍ영어과 교육과정 개정안'을 마련했다.

이 개정안의 핵심은 같은 학년에 여러 단계의 수업을 편성해서 학생의 능력에 따라 해당 수업을 듣도록 하는 현행 단계형 수준별 교육과정을 폐지하는 것이다.

현 7차 교육과정은 단계적으로 교육과정을 이수하도록 돼 있으나 재이수나 월반과 같은 제도적 뒷받침이 없고 수준별 수업에 적합한 교수ㆍ학습 자료도 부족해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단계형', '심화ㆍ보충형' 등 차별적 교육과정을 없애고 단일교육과정을 도입하되 단위학교의 수준별 수업 과정에서 방법과 심도를 달리해 운영하게 된다.

수준별 집단 편성은 학교의 현실에 따라 다르지만 2개 학급을 상,중,하 등 3개 수준으로 나누는 방안이 유력하다. 교과서는 현재의 기본교과서에 수준별 보조 교과서 1종이 추가돼 영어와 수학이 각각 2종이 된다.

영어과의 경우 조기 영어교육이 폭넓게 이루어지는 점을 감안해 초등학교의 문자언어 도입시기를 현재 4학년에서 3학년 2학기로 한 학기 앞당기고 학년별 신출 어휘수도 소폭 늘어난다.

개정된 교육과정은 2009년 3월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적용돼 2011년까지 모든 학년으로 확대된다. 이렇게 될 경우 수준별 이동수업비율은 현재 50% 수준에서 70% 이상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개정안은 개인차를 존중하는 제7차 교육과정의 기본정신을 유지하면서 국가수준에서는 단일한 교육과정을 제시하고 단위학교 차원의 수준별 수업에 중점을 두는 것"이라며 "수준별 수업 운영에 대한 학교와 담당 교사의 자율성을 확대해 내실있는 수준별 교육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공청회가 열리는 평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7차 교육과정의 수준별 이동수업이 실패했음이 학교현장에서 확인되고 있는데도 교육 당국이 수준별 수업을 중심으로 한 교육과정 개편을 시도하고 있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전교조는 "수준별 이동수업은 단순히 교과목 점수에 의하여 학생의 등급을 매기고 이를 기준으로 우열반(차별) 교육을 시키려는 불평등한 교육"이라며 "이를 전면적으로 실시하면 학부모는 자신의 자녀를 상급 단계에 속하게 해야만 하는 적자생존의 처지에 내몰려 저학년부터 사교육을 더욱 심화시키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부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수학ㆍ영어과 교육과정 개정안 공청회'는 전교조의 실력 저지로 사실상 무산됐다.

전교조 회원 200여명은 평가원 건물 3층 대회의실과 4층 대강당에서 '교육과정 개정안 백지화'라는 구호를 외치며 공청회 진행을 막았다.

전교조는 이날 '각 학교에서 교장, 교감, 교무부장(교육과정 담당부장) 중 1명 이상이 반드시 참석해달라'는 내용의 서울시교육청 공문을 공개하고 "교육당국이 현장 교사들에게는 제대로 알리지도 않은 채 형식상 공청회를 강행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회원 중 일부는 공청회장 단상을 점거한 채 구호와 고성을 외치고 진행 마이크를 빼앗았으며 이 과정에서 공청회를 강행하려는 교육 공무원들과 전교조 회원들 사이에 잠시 몸싸움이 빚어졌다.

교육부는 전교조 회원들이 계속 고성을 지르고 공청회 진행을 막아 주제 발표나 지정 토론, 자유 토론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도 않는 상황에서 공청회를 강행, 참석자들의 빈축을 샀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의견 수렴을 했기 때문에 개정안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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