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역대학 곳곳에서 복수전공, 취업 편의 제공 등을 이유로 최소 졸업이수 학점을 하향 조정하고 있지만 등록금 편법 인상이란 지적도 낳고 있다.
3일 대전권 지역대학들에 따르면 충남대는 올 신입생부터 의대, 약대 등 일부 계열을 제외한 전 학과의 최소 졸업이수 학점을 종전 140학점에서 130학점으로 10학점씩 하향 조정했다.
충남대는 지난 2003년부터 이미 인문.사회대 등 일부 5-6개 학과에서 시범적으로 졸업이수 학점을 낮춰 운용해왔으며 올해 전 학과로 대상을 확대했다.
배재대도 그동안 졸업을 위해서는 140학점을 이수해야 했던 것을 올 신입생부터는 법과대, 외국학대학 등을 제외한 나머지 사회대, 관광문화대, 공과대 등에서는 130학점만 이수하면 졸업할 수 있도록 학칙을 개정했다.
한 학기 교육시수도 종전 16주에서 15주로 1주간 단축했다.
중부대의 경우는 2006년도 졸업생부터 사범대를 제외한 사회대, 관광대, 공과대, 예술대 등 대부분의 단과대학에서 졸업학점을 140학점에서 130-135학점으로 하향조정했다.
이밖에 공주대는 졸업 이수학점 하향 등 교육과정 개편을 위한 연구조사에 착수했으며 한남대도 졸업학점을 낮추는 방안에 대한 실무 논의에 들어간 상태이다.
이처럼 대학들이 최소 졸업 이수학점을 낮추고 있는 것은 최근 복수전공 또는 부전공 학위를 취득하려는 학생들이 크게 늘면서 졸업 이수학점을 낮춰달라는 요구가 컸던 데다 최근 취업난을 감안해 토익, 토플 등 취업준비에 보다 많은 시간을 활용토록 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충남대 교무 관계자는 "그동안 졸업학점의 30% 이상을 교양과목으로 이수해야 하던 것을 축소, 전공 공부에 집중토록 하고 학생들이 자기계발에 투자할 수 있도록 졸업학점을 낮춘 것"이라며 "교육의 질도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학생들의 졸업 이수학점을 낮추면 그만큼 강의료, 행정력 절감 등을 꾀할 수 있어 등록금을 인하하지 않은 채 졸업학점만 하향조정하는 것은 사실상 등록금 편법 인상이라는 지적도 적지않다.
한 지역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의 졸업학점과 등록금과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며 "지속적인 대학 구조조정과 입학 자원 감소로 입학생 수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졸업학점을 낮추는 대학들이 더욱 늘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