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교사들과 대학교 입학업무 담당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앉아 대입제도와 고교 교육 정상화 방안 등을 주제로 난상토론을 벌였다.
교육인적자원부와 경기도교육청이 공동주관해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컨벤션홀에서 열린 '고교-대학간 정보교환 워크숍'에서 참석자들은 모두 4개의 분임조로 나뉘어 내신 반영방법, 논술비중 등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제4분임조 토론에서는 대학의 제한적 내신반영과 논술강화 움직임이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수도권의 한 고교 교감은 "많은 대학이 이공계 신입생을 모집하면서 학생지원율을 높이려고 미적분, 확률 등이 포함된 '수리 가'형이 아닌 '수리 나'형 지원자의 응시를 가능하게 하면서 학교에서 정상적 수업운영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대학에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또한 "대학들이 고교 20여개 선택과목 중 2-3개만 입학전형에 반영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학생이 특정 과목만 열심히 공부하고 나머지 공부는 등한시하게 된다"며 "고교 교육이 정상화되려면 가능한 많은 과목이 대입에 반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지방대학 입학담당자는 "솔직히 정원 채우기가 급선무인 대학 입장에서 전형방법을 결정하는 데 지원율을 중요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전제한 뒤 "학생들의 입장에서도 여러 과목에 모두 부담을 갖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는 생각해봐야 한다"며 반박했다.
이날 토론에선 최근 서울대가 밝힌 논술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고교 교사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지방 군지역 고교서 근무하고 있다는 한 교사는 "논술을 강화하면 사교육을 받기 쉬운 수도권 학생들이 유리해져 지방 학생들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며 "심층면접 강화도 같은 영향을 미칠 확률이 크다"고 우려했다.
서울 강북 고교에서 온 여교사는 "대학들이 일선학교 교사의 역량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통합논술을 지양하는 대신 교과서 수준의 예문을 통해 학생들의 사고력을 측정해야 공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서는 높은 참가율을 보인 고교 교사들과 달리 정작 대입에 큰 영향을 끼치는 서울 유명대학 관계자들은 대부분 불참해 고교-대학간 허심탄회한 의견교환의 장을 기대했던 참석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