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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서울대 입시세미나 교사 고충 '토로'

"강남ㆍ특목고 유리 '우려'…학생 부담 너무 커"
서울대 "교사 위한 인터넷 강의 개방 검토"

서울대에서 10일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서울대 입시정책 세미나'에서 전국 교장과 교사 등은 학교 현장에서 학생 지도의 어려움 등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전국 각지에서 참석한 교사 10여명은 서울대 입학 정책의 목표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공감하면서도 2008학년도 새로운 제도에 학생들이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으며 통합논술을 지도하는데 현실적 제약과 어려움이 너무 크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일반 고교의 경우 학생의 수준차가 커 사교육을 조장한 나머지 현실적으로 특수목적고나 서울 강남 지역 학생들에게 유리한 제도가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고 논술을 제대로 가르칠 교사 양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를 위해 서울대가 교사를 대상으로 4회에 걸쳐 시행키로 한 논술지도 연수의 대상을 확대하고 지방 학생을 위해 서울대 교수의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강의를 개방해 달라는 주문이 나왔다.

황영진 대구외고 교사는 "통합 논술의 비중이 강화되면서 내신과 논술, 수능 3가지 중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른바 '죽음의 트라이앵글' 시대를 맞아 학생들의 입시에 대한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특목고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간호익 수원 수일고 교사는 "통합논술에 대해 학생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 난이도는 굉장히 높다"며 "서울대 입시제도가 공교육의 틀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전체 학생들을 아우르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옥희 부산 서여고 교장은 "고교에서 주당 3시간밖에 없는 작문시간으로 통합논술을 지도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너무 어렵다"며 "부산의 경우 교육청에서 교사 연수를 하고는 있지만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교사를 확보한다는 게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통합논술이 특목고나 강남 지역 등 특정 계층에 대해 크게 유리하다는 주장과 함께 고교 문화 자체를 바꿔야 제대로 된 대비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작문 과목을 15년 이상 지도해 온 허병두 서울 숭문고 교사는 "이번 입시제도는 비슷한 수준의 학생이 모인 특목고나 소득이 뒷받침되는 강남권에서 대비하기가 훨씬 쉽다"고 말한 뒤 "새만금 등 환경문제가 나오면 직접 견학해 보는 등 열린 방식으로 학교 문화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욱 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 교사는 "서울대는 단기간의 사교육으로 절대 좋은 논술 점수를 받을 수 없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사교육을 많이 받은 학생이 좋은 대학에 잘 들어가는 게 현실"이라며 "서울대는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로 공교육을 바로잡아야 하며 논술ㆍ구술에 관한 서울대 교수들의 동영상 강의를 인터넷에 공개해 시골 학생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장학사들은 서울대가 기획한 논술교사 연수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교육청에서 실시중인 논술 연수와 연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성은주 경기도 교육청 장학사는 "서울대가 교사 논술 연수를 준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800명의 인원은 너무 적어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여복 서울시 연수원 장학사도 "서울 교육청에서는 2천명 이상 교사를 대상으로 기본과정 연수를 하고 있지만 전문 강사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많으므로 서울대에서 강사 발굴에 좀 더 신경을 써 달라"고 당부했다.

또 정창현 서울 중앙고 교장은 "서울대가 모든 것을 잘못한 것처럼 매도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정부가 나서서 '결자해지' 차원에서 공교육을 정상화하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형규 천안 중앙고 교사는 "서울대가 논술을 출제할 때 현장 교사의 의견 많이 듣고 실제 출제위원에 현장 교사를 참여시키는 것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한 서울대는 "사범대를 중심으로 인터넷 강의를 고교 교사를 위해 개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으며 앞으로 사범대 교과에서 통합논술과 관련된 교육에 신경을 써 우수한 교사를 배출하는 등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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