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와 독재에 맞선 사상가로 잘 알려진 함석헌 선생. 그는 씨알사상의 주창가로도 유명하다. 그는 ‘씨알’을 순수한 사람됨을 지향하는 민중을 가리키는 순우리말로 썼다.
씨알의 사전적 뜻은 ‘새끼를 까기 위하여 쓰는 알, 곡식의 종자로 쓰는 낟알, 광물의 잔 알갱이, 생선 한 마리 한 마리의 크기’이다.
우리말 중에 ‘씨알이 먹다’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말이나 행동이 조리에 맞고 실속이 있다는 뜻이다. “제법 씨알 먹은 소리도 조용조용히 말할 줄 안다.”
‘씨알머리’란 표현도 있는데 이는 남의 혈통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염상섭의 ‘동서’를 보면 “원규란 놈도 믿을 수 없어. 그 씨알머리라 제 아버지 편만 들고…”란 표현이 나온다.
또한 ‘씨알머리가 박히다’라고 하면 말이나 행동이 조리에 맞고 실속이 있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고, ‘씨알머리가 없다’고 하면 실속이 없거나 하찮다, 생각이나 줏대가 없다는 말이 된다.
함석헌 선생은 이외에도 ‘물낯’이나 ‘들 사람 얼’ 같은 순우리말을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물낯’은 수면(水面)을 가리키는 우리말이고, ‘들 사람 얼’은 씩씩한 사람의 기개나 정신을 가리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