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고팽이’는 매우 다양한 뜻을 지니고 있다. ‘고팽이’는 원래 단청에서 나선형 무늬를 이르는 말이다.
‘새끼나 줄 따위를 사리어 놓은 돌림’을 이를 때도 고팽이를 쓴다. 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쓰이면 이러한 돌림을 세는 단위로도 쓰인다.
“자네도 새끼 한 고팽이 꽈 보겠나?”
고팽이는 ‘두 지점 사이를 왕복하는 일’을 뜻하기도 한다. 역시 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서는 왕복 횟수를 세는 단위가 된다. 홍명희의 임꺽정을 보면 “짐 영거할 사람이 자네하고 난데 우리가 청석골을 몇 고팽이씩 할는지 아나” 라는 문장이 나온다.
한편 ‘고팽이’가 전혀 다른 뜻으로 쓰일 수도 있다. ‘고팽이’는 비탈진 길의 가장 높은 곳, 어떤 일의 가장 어려운 상황, 혹은 굽은 길의 모퉁이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가 숨을 헐떡이며 고팽이까지 올라가자 아래로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전쟁통에 죽을 고팽이를 무수히 넘겼다.”
“그들이 길을 따라 고팽이를 돌아서자 넓은 강물이 넘실대는 모습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