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르거나 기운이 없어 자꾸 느릿느릿 힘없이 행동할 때를 가리켜 ‘기신거리다’ 또는 ‘기신대다’라고 말한다.
“인기척이 나자 그는 기신거리며 겨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 노인이 무거운 짐을 지고 기신대며 고갯길을 올라가고 있었다.”
‘기신거리다’는 ‘굼뜨게 눈치를 보며 반기지 않는 데를 자꾸 찾아다니다’라는 뜻도 있다.
“그는 이곳저곳을 기신거리며 세도가들을 찾아다녔다.”
“그는 눈도장이라도 받으려고 대관 댁을 기신대며 찾아다닌다.”
한편 음식을 시원스럽게 먹지 않고 조금씩 먹는 사람에게는 ‘쪽잘거리다’ 혹은 ‘쪽잘대다’는 표현을 쓰면 된다.
“반찬을 쪽잘거리지 말고 많이 집어서 맛있게 먹어라.”
“아들은 애써 장만한 음식을 쪽잘대기만 할 뿐 제대로 먹지 않았다.”
‘께지럭거리다’나 ‘께지럭대다’, ‘깨지락거리다’, ‘깨지락대다’ 등의 동사 모두 ‘달갑지 않은 음식을 자꾸 억지로 굼뜨게 먹다’는 뜻을 가진 동사다. 준말인 ‘께질거리다, 께적거리다, 깨작거리다, 깨질거리다’는 표현도 모두 가능하다.
“끝순이가 밥알을 모래알 씹듯 께지럭거리는 만화에게 말했다(문순태, 피아골).”
음식을 먹는 것뿐만 아니라 게으르고 굼뜨게 행동할 때도 이들 동사를 쓸 수 있다.
“무슨 심통이 나서 그렇게 깨지락거리며 다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