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라는 명사에는 사람이나 차가 지나다니는 공간 외에 ‘물건에 손질을 잘하여 생기는 윤기’라는 뜻도 있다.
“그 집 장독은 길이 잘 나 있다.”
‘짐승 따위를 잘 가르쳐서 부리기 좋게 된 버릇’이나 ‘어떤 일에 익숙하게 된 솜씨’를 가리킬 때도 길을 쓴다.
“철수네 송아지는 길이 잘 들었다.”
이 ‘길’이라는 말에서 파생된 동사가 ‘길나다’이다. ‘길나다’는 ‘버릇이나 습관이 되어 익숙해지다’ 혹은 ‘윤기가 나거나 쓰기 좋게 되다’는 뜻을 갖고 있다.
“그는 구걸하는 데에 길난 것처럼 보였다.”
“내 손에 길난 이 망치 좀 봐.”
또한 ‘길속’은 ‘익숙해져 길난 일의 속내’를 가리키는 말이다. ‘길속이 다르다’, ‘길속이 트이다’, ‘길속을 알아내다’, ‘길속을 따지다’ 등의 문장에 활용할 수 있다.
“그 사람의 손놀림을 보면 길속이 달라.”
“자기 직책에 대한 길속이 트이지 않은 판에 이렇게 큰일이 자기 앞에 떨어지고 보니 미상불 난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송기숙, 암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