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층 귀족학교로 소문난 영국의 명문 중등과정 남자학교 '이튼 스쿨'이 가난한 학생들에게 문호를 대폭 열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부자 학교라는 비난을 받아왔던 이튼 스쿨은 저소득층 학생 비율을 전체 재학생 1천300명 중 최대 40%까지 늘리기 위해 5천만파운드의 장학금을 조성하는 '혁명적인 조치'를 발표했다고 인디펜던트 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이 장학금으로 가난하지만 재능 있는 학생들에게 2만6천490파운드(약 5천만원)에 달하는 연 학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상류층 자녀들이 가난한 집안 자녀들과 책상을 맞대고 공부함으로써 사회계층 간 조화를 이룬 학교로 만들어 가겠다는 구상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립 기숙학교인 이튼 스쿨의 이 같은 조치는 550년 전 학교 개교 이래 최대 변화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인디펜던트는 지적했다.
이튼 스쿨은 부자 동문들의 도움으로 지난 18개월 동안 이미 2천만파운드를 모았다고 밝혔다.
수 세대 동안 영국 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이튼의 동문들은 쟁쟁하다. 총리 18명과 5명의 대법원장을 배출했고, 윌리엄 왕자와 해리 왕자, 작가 이언 플레밍ㆍ조지 오웰ㆍ올더스 헉슬리 등도 이 학교 출신이다.
앤소니 리틀 이튼 교장은 "학생들을 골고루 받는 것은 전통 깊은 이 학교에 활력을 가져다주는 중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2008년부터 교육기관 면세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공공에 대한 기여도를 증명해야 하는 법규 때문에 이튼 스쿨이 이번 조치를 내놓았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일부 관측통들은 1440년 국왕 헨리 6세가 가난한 학생 70명에게 무료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이튼 스쿨이 창립 당시 취지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