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중 맑은 날 260일, 7개월은 겨울이며 2달의 짧은 봄은 모래폭풍에 휩싸이는 땅. 하늘과 맞닿은 땅은 정지된 화면처럼 고정돼 있고 움직이는 것은 구름 뿐.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치열한 생존의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드넓은 초원을 간직하고 있는 몽골의 자연환경을 만난다. EBS 다큐프라임 ‘태고의 땅 몽골’(연출 서준)이 10일부터 몽골의 대자연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몽골인의 삶을 소개한다.
10일 1편 ‘야생의 초원, 생명을 품다’(사진)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느시를 비롯해 독수리, 초원수리, 큰말똥가리 등 귀한 맹금류들을 만난다. 특히 절벽 둥지에 설치한 카메라를 통해 어미 큰말똥가리가 새끼를 키우는 모습을 포착했다. 최현명 야생동물 전문가가 희귀동물의 습성에 대한 상세한 설명으로 이해를 돕는다. 또 전통가옥 게르(Ger, 몽골의 전통 천막주택)에 거주하며 가축을 키우는 몽골인들의 삶도 엿볼 수 있다.
몽골에도 바다가 있다(?). 중앙아시아 대륙에 위치한 몽골에는 세계 최대의 담수호 ‘흡스굴’이 있다. 제주도 1.5배 크기의 흡스굴은 몽골인들에게는 바다와 같은 존재다. 11일 2편 ‘몽골의 바다, 흡스굴’에서는 세수하기조차 꺼려하며 호수보호에 앞장서는 몽골인들과 주변에서 살고 있는 큰고니·큰회색머리아비·쇠재두루미·황오리 등 조류의 삶을 방송한다. 시베리아 낙엽송이 원시림을 이루고 있는 타이가 산림지대에서 살아가는 차탄족도 만난다.
12, 13일에는 몽골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며 신성스럽게 생각하는 늑대와 사냥 실력이 뛰어난 검독수리의 생태를 보여주는 3편 ‘헨티의 늑대와 알타이의 검독수리’, 거대한 모래 언덕 홍고린 엘스의 신비한 모습을 간직한 4편 ‘메마른 땅, 고비’가 계속 방송된다. 14일에는 다큐멘터리 촬영과 제작과정을 담은 메이킹 필름 ‘몽골,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제작진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몽골의 사계를 담기 위해 4차례 몽골을 찾아 총 100일간 촬영을 한 서준 PD는 “초원 말고도 다양한 자연환경이 존재하고 있는 몽골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제작 동기를 밝혔다. 서 PD는 “영하 30도의 추위 속에서 예민한 동물들 모습을 담아야 하는 고통이 뒤따랐지만, 한국말 잘하는 몽골인으로 오해받을 정도로 깊은 교감을 나눌 수 있어 촬영 내내 즐거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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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방송공사(EBS)는 지난달 25일부터 ‘다큐프라임’(매주 월~금 오후 11시 10분)을 편성해 8월까지 31편의 자체 제작 다큐멘터리를 방송합니다. 인문과학 실험, 자연환경, 역사적 진실 탐구 등 1년의 제작 기간을 거쳐 다양하게 준비된 EBS 다큐멘터리를 본지를 통해 미리 만나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