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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뉴라이트 '대안교과서' 출간 논란 점화

뉴라이트 계열 지식인들이 3년여의 준비 끝에 기존 역사서술이나 해석과는 사뭇 다른 한국 근ㆍ현대사에 대한 '대안교과서'를 출간해 적지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대안교과서는 이미 그 준비과정에서 역사상식을 뛰어넘는 해석으로 4.19 관련단체들과 충돌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있어왔다.

식민지근대화론'을 내걸어 온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주축으로 하는 '교과서포럼'이 23일 출간한 '대안교과서 한국 근ㆍ현대사'(기파랑 펴냄)는 현행 고등학교용 '한국 근ㆍ현대사' 교과서와 '해방 전후사의 인식'(해전사)으로 대표되는 기존 역사서의 '좌파적 역사인식'을 비난하면서 대한민국 건국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북한에 대해서는 시종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책임편집을 맡은 이 교수는 "평범한 한국인이 처음 들으면 당황스럽게 생각하거나, 또는 정면으로 응시하기가 난처한 사실도 모두 다 있는 그대로 썼다"면서 "나아가 민족 중심 역사관을 극복하자는 차원에서 '우리 민족' 대신 '한국인을 역사적 행위의 주체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종래 한국 근ㆍ현대사 역사교과서는 일본 중심의 질서와 그에 대한 민족적 저항만 중시했지만 우리는 이에서 탈피해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 질서와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까지 포괄해 한국사를 국제적인 시야에서 보고자 했다"면서 "현재의 대한민국이 무수한 간난을 거쳐 한국인의 피와 땀으로 세워진 나라라는 사실을 부각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대안교과서에 실린 한국 근ㆍ현대사에 대한 여러 해석들은 '해전사'를 비판한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재인식)의 시각을 상당 부분 계승하고 있다. 실제로 대안교과서 집필진 12명 중 절반 가량이 '재인식' 집필에도 참여했다. 따라서 대안교과서는 방대한 논문집인 '재인식'의 성과를 교과서로 재편집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집필진 중 한 명인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는 "'재인식' 필진 중 현행 교과서 서술에 많은 문제가 있다고 공감한 연구자들이 교과서포럼에 많이 참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재인식'과는 아무런 공식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안교과서는 좌파 혹은 민족주의 시각에 입각한 역사서술이나 해석을 비판하면서 기존 역사상식을 뛰어넘으려는 시도를 곳곳에서 하고 있다.

예컨대 김옥균 등의 갑신정변 주역들에 대해서는 일본의 힘에 기댔다는 점이 호된 비판을 받고 있지만 대안교과서는 "한국 근현대사에서 근대화를 추구했던 선각자들로 적극 평가"했으며, '혁명'이라는 수식어까지 붙곤 하는 '동학농민봉기'는 "유교적인 근왕주의(勤王主義)에 입각"한 복고적 운동으로 규정했다.

또 개항이 초래한 한국사회 변동에 대해 국사교과서를 비롯한 종래의 역사서술은 대체로 침략과 수탈, 저항이라는 관점에서만 접근했으나 대안교과서는 개항장 확대와 이에 따른 국제무역 증대, 쌀ㆍ콩 경작 확대, 외국은행 진출 등의 긍정적인 측면도 아울러 부각하려 했다.

논란이 뜨거운 식민지시대 한국사회의 성격에 대해서는 "일제의 한국지배는 한국인의 정치적 권리를 부정한 폭력적 억압 체제였다"고 규정하면서도 이 시기에 완전한 의미의 근대적 신분해방과 사유재산제도가 이뤄지고, '모던 보이'와 같은 근대의 인간군상이 탄생한 시기라는 측면도 강조했다.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라고 할 수 있는 이승만과 박정희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의 건국자이자 수호자, 그리고 경제성장의 주역으로 적극 평가했으며, 남북 분단은 스탈린 지령을 받은 김일성이 먼저 시작했고, 6ㆍ25 전쟁은 남침임을 분명히 했다.

좌파적 지식인들이 한국 근현대사를 북한을 포함한 '통합 한국사'로 서술하는 데 비해 대안교과서는 1945년 해방 이후 한국사의 정통을 대한민국에 두면서 북한 역사의 흐름과 특징은 본문에 포함시키지 않고 '보론'으로 빼 돌리는 한편, 그에 대해서는 시종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역사용어 선택 또한 파격을 시도해 '명성황후'는 '민왕후'로 격하시켰고, 여순사건과 제주 4ㆍ3 사건은 '좌파세력의 반란'으로 규정했다.

대안교과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교과서포럼과 4.19 관련 단체들간 폭력사태까지 유발한 4ㆍ19에 대해서는 '혁명'이라 규정하면서 이를 통해 "민주주의 이념과 원리를 정치만이 아니라 사회생활과 정신문화의 깊은 곳까지 정착시키는 큰 변화를 불러왔다"는 기술로 정리했다.

한편 교육현장 배포와 일반 판매를 위한 이번 대안교과서는 각 분야, 각 시대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인물 소개에 주력해 김대중ㆍ김영삼ㆍ김종필 3김씨 외에도 포철 신화를 이룬 박태준 씨라든가, 이미자, 조용필 씨도 소개하는 파격을 시도했다.

334쪽. 1만5천원.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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