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 교육정책연구소는 대입시 3불 정책, 고교 내신 9등급제, 수능9등급제, 학업성취도 평가 등 핫 이슈가 되고 있는 주요 교육평가 정책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교총과 교육평가학회(회장 성태제)의 공동 토론회 등을 거쳐 마련됐지만 5명의 연구진이 분야별로 나눠 집필한 것으로 교총의 공식적인 견해는 아니다. 특히 교총은 기여입학제는 반대하고 있다. 연구 내용은 자율과 경쟁을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 기조와 상당부분 맥을 같이 하면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
보고서는 참여 정부가 3不 정책으로 묶어 금지한 대학별 본고사․고교 등급제․기여입학제를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예외적으로 금지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바꾸자고 밝혔다. 학력의 하향 평준화를 해결하고 대학의 다양성과 수월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우선 건학 이념에 맞게 학생을 선발해 교육할 수 있도록 대학에 본고사를 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본고사를 허용하더라도, 한줄 세우기식 입시정책의 폐해를 경험한 만큼 국영수를 중심으로 한 본고사는 실시되지 않을 것이며, 대학은 논술, 실기, 구술, 면접 등 다양한 전형 방식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참여정부가 본고사를 금지했음에도 2006년도 초중고교생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33만원)가 2003년도 교육개발원 조사(23만 8천원) 시점보다 증가했다는 조사(이주호) 등을 미뤄볼 때,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본고사를 금지한 취지와도 맞지 않다는 점도 덧붙였다.
또 고교와 지역간 존재하는 학력 격차를 대학이 반영하려는 것은 당연한 일이므로, 무조건 고교등급제를 금지하는 것은 교육현장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고교등급제가 ▲내가 아닌 타인인 과거 졸업생의 학력수준으로 ▲고교에 매겨지는 등급에 따라 학생 개개인이 매몰되는 문제점이 있는 만큼 학생의 노력 여하에 따라 성취가 반영되는 시스템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 대안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개인의 성적과 그 변동 내용을 모아놓은 개인 포트폴리오를 사용하는 입학사정관제도를 제시했다.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는, 먼저 국민적 지지와 재정 투명성을 위한 법․제도적 여건을 정비한 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사립대학의 재정난 해소와 질적 제고를 통해 우수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 기여입학제가 도입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해당 대학의 발전에 공헌을 했기 때문에 직계 자손에게 입학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공헌에 대한 보은적 측면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며, 최소한의 기초 수학능력을 가진 자에 한해서 입학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또 혜택을 받는 일부 부유층의 자녀들 수만큼 다른 우수한 학생들의 입학이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정원외 입학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4월 전국 초중고 학부모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기여입학제 시행에 대해서는 찬성 29.4%, 반대 66%로 반대 의견이 37% 높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하지만 기여 입학금을 낸 뒤 5년 이상이 지난 뒤 입학을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찬성 50.8%, 반대 39.1%로 찬성 의견이 11.7%높았다.
또 기여입학 인원을 정원 외로 선발하고 기여 입학금을 전액 학생들을 위해서 쓰는 방안에 대해서는 찬성 64.2%, 반대 28.9%로 찬성이 반대보다 36% 높았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서 ±4.4%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