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1일은 바다의 날이었다. 이날은 바다의 환경 미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명칭’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최근 다시 불거진 독도 문제에 대한 일본의 도발을 볼 때 더 중요한 사안이다.
일본은 지금 ‘신학습지도 요령 해설서’에 ‘독도는 죽도이고 일본 영토’라고 못 박아 놓고 있다. 해설서는 교사가 가르치는 교재 안이다. 학생들에게 이제는 조선 영토 독도가 아니라 일본 영토인 죽도라고 확실히 일깨워주는 교육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자는 ‘동해’라는 명칭을 ‘조선해’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해는 어디까지나 방위 개념에서 손쉽게 부르고 있는 것이지 정식 명칭으로는 부적절하다. 일본은 방위개념에서 북해·동해·남해라는 명칭을 많이 쓰고 있지만 유독 ‘서해’는 ‘일본해’라고 고집하고 있다. 그것은 필경 일본해 안에 독도, 즉 죽도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이번에 발간하는 ‘신학습지도 요령 해설서’에도 같은 내용이다. 이제 우리도 방위 개념의 ‘동해’가 아닌 ‘조선해’ 안에 있는 외로운 섬 독도라고 해야 한다.
흔히들 동해는 이미 고지도에 붙여진 이름이라 하지만 그렇지 않다. 고지도를 보면 조선해로 표기된 것이 22개나 되고 외국어 ‘Sea of Corea’로 적힌 것이 128개다. 동해로 표기된 것이 조선해 기록에 비하면 반도 안 된다.
또 동해가 가장 오래된 명칭이라 하는데 더 오래된 명칭은 ‘창해(滄海)’다. 러․일 전쟁 시 일본육군성에서 발간한 ‘고대반도부근지형도’를 보면 일본인과 조선인들은 ‘동해를 창해라고 하니 창해에서 전쟁의 승리를 다짐하자’고 하는 문구가 나온다. 그리고 창해는 조선 고유 명칭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우리는 조선해로 명칭을 바꾸고 IHO(국제수료기구)에서 발간하는 해양과 바다의 경계 ‘해도집’에도 표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해도집은 5년 마다 발간하는데 1929년에 첫 발행 때 동해는 일본해로 표기됐다. 이후 1953년까지 계속 일본해로 표기되어 국제사회에 통용되어 왔다. 1975년에야 북한도 참여하여 겨우 동해와 일본해를 병합하여 사용하고 있다.
그러다 다시 동해냐 일본해냐 하는 싸움이 시작되었다. 지난 2007년 10월 모나코에서 해도집 발간을 놓고 우리정부 측 일행들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실패를 하고 돌아왔다. 우리정부에서 파견한 정부요원, 민간단체가 부지런히 홍보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파견한 우리 대표단원들의 노고는 대단했지만 홍보활동이 매우 미약함을 말해주고 있다. 이에 불만을 품고 모나코 회의 때 많은 네티즌들도 반박에 글을 보내고 야단법석을 했다. 78개 나라를 상대로 해서 그것도 회장에서 홍보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호텔문 앞에 서서 홍보도 하고 쉬는 시간에는 화장실까지 쫓아가서 ‘Sea of east’로 표기하도록 했지만 허사가 됐다.
너무 안타까운 것은 동해로 고집하고 홍보한 것이다. 왜 동해로 홍보했을까? 물론 우리나라 국민이 많이 부르고 있고 또는 오래된 호칭이라 하지만 더 오래된 것은 위에서 말한 창해이다.
동해 주변은 남·북한, 일본, 러시아가 자리 잡고 있는 환태평양 지역이다. 앞으로 자연, 환경문제 또는 개발 문제로 대두될 때 지명에 따라 많은 득(得)과 실(失)이 따를 것이다. 특히 고유가로 기름 한 방울이 아쉬운 상황에서 동해 심해저로 많은 사람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오늘도 호주의 심해저 석유탐사 우드 사이드 회사와 한국 석유공사는 동해 제8광구와 제6-1광구를 탐사하고 있다. 지난 1992년 영국 커클랜드사가 철수한 이후 16년 만에 다시 시도하는 것이다.
이번 탐사에 대한 일본의 반응을 지켜봐야 하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죽도가 일본해 안에 있다’는 교육에 대응해 우리나라도 ‘조선해 안에 독도가 있다’고 교육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