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의 베이징, 4년마다 한번 씩 열리는 올림픽에 전 세계인의 이목이 다시 한 번 집중되었다. 마린보이 박태환과 세계를 들어 올린 장미란 등 우리나라 선수가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섰을 때 전해지는 감격은 언제나 온 국민을 전율케 하기에 충분했다. 나라 안팎으로 어수선했던 한반도는 베이징에서 전해오는 대한민국 선수단의 짜릿한 승전보에 다시 한 번 이념과 세대, 지역을 초월해 감동과 환희로 하나가 됐다.
그렇다면 올림픽을 통해 본 스포츠의 마술 같은 매력은 과연 어디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 아마도 그 시작은 초등학교에서의 학교체육이 아닐까 생각된다. 학교체육을 통해 신체활동에 흥미를 갖게 된 아이들은 이후 청소년과 성인기의 스포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뿐만 아니라 스포츠의 매력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올림픽과 학교체육은 스포츠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하겠다.
학교체육의 장점은 첫째, 삶에 대한 진지함과 열정을 배우게 한다. 이번 올림픽 역도에 출전한 장미란 선수는 경기 초반 일찌감치 금메달을 확정지었지만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진지함 속에 조금의 표정 변화도 읽을 수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 시기, 비로소 세계 신기록을 작성한 후 두 손을 모아 감격하는 장미란 선수의 모습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목표를 위한 진지함과 열정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이렇듯 스포츠에는 삶에 대한 진지함과 열정이 담겨져 있다. 학교체육을 통해 우리의 청소년들은 목표를 향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그러한 과정에서 삶에 대한 진지함과 열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학교체육은 인내 그리고 성취를 가르쳐준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의 첫 금메달의 주인공은 유도의 최민호 선수였다. 지난 아테네올림픽 당시 금메달 후보였던 그는 체중조절에 실패하면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그리고 4년간의 절치부심, 혹독한 훈련과 그보다 더 힘든 체중과의 사투를 벌이며 하루하루를 생활했다. 한 번 경기에 나갈 때 마다 8㎏ 정도를 감량 하는데, 일 년에 대여섯 번의 대회에 출전했다고 하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래서일까, 금메달을 목에건 최 선수는 하염없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처럼 스포츠의 참여는 인내를 수반하고 또 그에 따른 성취가 있다. 학생들은 끊임없는 도전을 배우고 그리고 자신의 노력에 대한 성취의 기쁨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학교체육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청소년에게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는 바로 개인주의일 것이다. 그런데 학교체육에서 수행하는 다양한 팀 스포츠는 청소년에게 타인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일깨워 준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연일 승전보를 전해 준 핸드볼과 야구 등 여러 팀 스포츠는 더불어 사는 삶과 사회 속에서 개인이 어울리는 방식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학교체육에서 수행하는 팀 스포츠야말로 나 보다는 다른 이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어울림의 교육공간인 것이다.
우리의 일상 속에 찾아와 인간의 희로애락을 드라마처럼 보여주었던 올림픽이 이제 막을 내렸다. 사람들은 정상에 오른 금메달리스트에게 환호를 보낸다. 그러나 올림픽이 선사하는 감동과 환희가 금메달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올림픽에 참여한 모든 선수들은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했고, 자신이 가진 기량을 최대한 펼쳐 보이며 젊은 날의 삶에 충실했으며, 자신과의 싸움에 당당했음을 증명해 보였다. 올림픽의 이상과 가치는 이제 학교체육을 통해 학교현장에서 실현될 수 있어야 한다. 즉, 학교를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만을 가르쳐주는 곳이 아니라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삶에 대한 자신감, 진지함과 열정, 인내와 성취, 나아가 타인과 함께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추억을 심어주는 곳으로 가꾸는 것, 바로 학교체육이 갖는 소중한 가치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