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살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청소년 10명 중 6명 가량이 자살을 한 번 이상 생각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청소년상담원이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하루 앞둔 9일 발표한 '청소년 자살관련 실태조사'에서 밝혀졌다. 실태 조사는 지난해 남녀 중고생 4천7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8.8%인 2천705명이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고, 실제 자살을 시도한 응답자도 전체의 11.1%(510명)에 달했다.
성별로 보면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해 본 경험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학생은 70.1%가 자살을 생각하고 15.8%가 자살을 실제 시도한 데 비해 남학생은 49.6%가 자살을 생각한 경험이 있었고 7.5%가 자살을 시도해 봤다고 답했다.
학교 계열별로는 실업고 학생이 인문고 학생들보다 자살을 생각해 본 비율이 높게 나타났고, 학교를 다니지 않거나 비인가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들이 인문.실업계고 학생들보다 자살 시도율이 높았다.
자살을 가장 많이 생각하는 시기는 중학교 재학 시절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어 초등학교, 고등학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이 자살을 생각하는 배경에는 가족과의 갈등, 의욕과 희망 상실, 부모의 불화, 친구와의 갈등, 주변인의 자살 등이 주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술을 마시는 청소년들도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자살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왔다.
응답 청소년의 58.8%는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밖으로 표현하지 않았고 32.9%는 친구와 선.후배들에게 자살 충동을 털어놓는 것으로 집계됐다.
청소년들이 원하는 국가 차원의 자살 예방 방안은 '스트레스 해소방법 등 심리교육 프로그램 제공'이 26.7%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자살예방 수업(13.7%), 다양한 수련활동 및 놀이방법 제공(12.6%), 폭력 등 청소년문제 해결(11.3%), 또래 청소년의 상담자 활용(10.4%), 전문상담가 학교 배치(8%), 24시간 청소년 상담전화 운영(7.9%) 등이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