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부터 전국 학교에서 교원 서명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한국교총은 교육세 폐지 방침 철회, 교원정원 동결 철회, 공무원연금법 개악 반대를 요구하고 있다. 전체 교원이 공분하는 내용으로 압축했다. 교총이 전국 교원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이는 것은 2년 만이고 이명박 정부 출범 후에는 처음이다. 이번 서명운동은 교육자의 뜻을 무시한 기획재정부의 독주에서 비롯됐다. 전국 교원은 물론 시·도교육청 그리고 같은 행정부인 교육과학부 등 전체 교육계가 일사불란하게 반대하는 교육세 폐지안과 교원정원 동결 방침을 기획재정부는 밀어붙이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교육세 폐지 방안은 안정적인 교육재정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으로 교육재정을 삭감하기 쉬운 구조로 바꾸려는 기도이며 교육자치의 사활과도 관련이 있어 교육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대통령의 교육공약인 교육재정 GDP 6% 확보 방안을 내 놓아도 시원치 않을 마당에 유감천만이 아닐 수 없다. 기획재정부는 조세 제도 합리화를 미명으로 한 졸속 정책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교원정원 동결도 마찬가지다. 기획재정부는 경제 여건을 감안해 소폭 증원하자는 교과부와 청와대의 막판 조율도 무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여건은 OECD 국가 중 최하위이고, 특히 수도권의 경우 최근 몇 년 교원증원 억제 조치로 기간제교원이 급증해 만성적인 교육부실을 초래하고 있다. 정부는 공무원 정원 동결 방침과 교원정원 문제는 별개로 하고 획기적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장·단기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공무원연금법 개정 문제는 교총·공무원 단체와 행정안전부 간 합의정신을 존중해야 한다. 정치권과 언론은 교총을 비롯한 공무원단체가 연금 기여율을 무려 27%까지 올리는 고통을 감내하며 사회적 합의안을 마련했다는 점을 높이 사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교육정책 현안에 대한 교원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경청하고 기획재정부의 독선과 독주를 제어하는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 특히 이번 서명운동에는 교총 소속이 아닌 교원들도 대거 참여해 교육계의 단합된 의지를 보여주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