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호가 시간대 주문이 '시간 우선 원칙'을 적용하지 않고 가격과 수량 우선 원칙만 적용한다는 사실은 소액 투자자들에게는 '양날의 칼'이다.
증시에서는 하루의 거래가 시작되기 직전이나 끝나기 직전, 매매가 일시 중단된 다음 다시 시작되기 직전에 주문이 몰린다. 워낙 많은 주문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보통 어느 주문이 먼저 나왔는지 앞뒤를 가리기 어렵다. 이런 경우 모두 동시에 매매가를 부른 주문 곧 '동시호가 주문'으로 간주하고 따로 정한 방법에 따라 단일한 주가에 거래를 성립시킨다.
동시호가 주문들의 거래를 체결하는 값을 '기준가'라고 부른다. 기준가는 가장 높은 값에 나온 '팔자' 주문 물량을 가장 낮은 값을 부른 '사자' 주문 물량과 짝 지우는 식으로 상쇄해 나가다가 '사자' 물량과 '팔자' 물량의 균형이 맞지 않는 가격대에서 정한다. 기준가로 거래를 성립시키고 남는 주문들은 수량이 많은 순으로 거래를 체결한다. 가격과 수량 우선 원칙만 적용하는 셈이다.
거래소 시장에서 동시호가는 오전 8-9시, 오후장 마감 직전 두 번에 걸쳐 적용한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장이 열리기 직전 오전 8시-9시 사이 한 차례만 적용한다. 동시호가 시간대 주문이 '시간 우선 원칙'을 적용하지 않고 가격과 수량 우선 원칙만 적용한다는 사실은 소액 투자자들에게는 때에 따라 유리할 수도 있고 불리할 수도 있는 '양날의 칼'이다.
먼저 불리한 경우. 동시호가 주문 처리는 거액을 동원해 많은 물량을 매매하는 '큰 손'에게 유리할 때가 많다. '큰 손'들이 상한가 혹은 하한가로 다량 주문을 내 매매를 독점하기 쉽기 때문이다. 폭등 장세에서 '큰 손'들이 상한가로 '사자' 주문을 내거나 폭락 장세에서 하한가로 '팔자' 주문을 내면 소액 투자자들의 주문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유리한 경우. 동시호가 시간대 주문은 단일가로 거래를 체결하므로 '큰 손'이 내는 고가의 매도 주문 혹은 저가의 매수 주문에 함께 '묻어서' 덕을 볼 수도 있다. 소액투자자로서는 주식을 자기가 주문한 것보다 더 비싼 값에 팔 수도, 더 싼값에 살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