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글로벌 경제불황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모양이다. 상인들은 불황의 늪이 10년 전 IMF 때보다 더 깊다고 한숨이다. 경제불황이 닥치면 교육투자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경제가 어려우면 조세수입이 감소하고, 조세수입이 감소하면 내국세에 연계되어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감소가 불가피해서다. 정부의 내년도 경제성장률 목표가 낮아지면서 당장 2009년도 교육과학기술부 소관예산 규모가 4500억원 가량 줄었다.
기계설비의 수입이 줄어 경상수지가 개선되었다면, 곧바로 기계설비투자의 감소가 나타날 것이 뻔하기 때문에 마냥 좋아할 수 없듯이, 경기활성화를 위한 감세조치로 교육투자가 위축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내년도 감세 규모를 둘러싸고 여야의 줄다리기가 한창이지만, 감세가 교육투자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교육계의 우려는 염두에 없는 듯하여 안타까울 따름이다. 교육재원의 인건비 비중이 높기 때문에 교육재원은 조금만 줄어도 교실수업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인건비는 집행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교육재원이 줄면 맨 먼저 교수학습활동비가 줄어든다.
교육은 상당히 건전한 소비임에 틀림없지만, 동시에 국가 경제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투자다. 경제가 어렵다고 교육투자를 소홀히 하면 경제불황에서 빠져나올 힘을 상실하게 된다.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내다보며 교육에 투자하는 혜안이 필요하다.
우리는 교육세를 폐지하느냐 마느냐로 시간을 소모할 여유가 없다. 금융위기로 당장 BTL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있다는 보도는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학교 지을 돈이 없어서 민간투자를 유치했지만, 금융회사들의 외면으로 그마저 어렵게 됐다. 이제 정부가 나서야 할 때다. 지금은 교육세 폐지를 논할 때가 아니다. 오히려 내국세 감소로 인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감소분을 보전하기 위해 교육세 확충방안을 강구할 때다. 경제가 어려울 때일수록 교육투자는 늘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