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 한나라당이 교육세법 폐지안을 이번 임시 국회서 처리하지 않고 내년 초로 유보한 것에 대해 교총은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평가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약속한 교육재정 확충 로드맵부터 먼저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10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교육세법 폐지가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할 뿐만 아니라 교육계와도 충분한 소통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이번 임시국회서 강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다음 날 공성진 최고위원이 이원희 교총회장에게 밝혔다. 같은 날 임태희 정책위의장도 “교육재정은 절대 축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교총의 협조를 요청했다.
국회 교과위는 11일 임시회서, 교육세를 폐지할 경우 내국세 교부율을 20.4%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고 15일이 지난 후에 상정키로 결정했다.
김부겸 교과위원장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법안은 국회법상 충분한 숙려기간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를 통과한 교육세법 폐지안과 교과위에 제출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안은 물리적으로 올해 통과가 불가능하게 됐다. 민주당 기재위 간사를 맡고 있는 이광재 의원은 “교과위에서 내국세 교부율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선행돼야기재위에서 교육세 폐지법안을 다루겠다”고 본지에 밝힌 바 있다.
한나라당과 국회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대안 없이 교육세를 폐지할 경우 교육이 황폐화될 수 있다는 교육계의 거센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교총은 교육세를 살리기 위해 22만 교육자 서명을 추진하면서, 중앙과 지역 교총서 대국회 활동을 전개해왔다.
한국노총도 9일 성명서를 통해 “교육재원 감소로 교육 여건 악화와 학교교육 질 저하를 초래할 우려가 있는 교육세 폐지 법률안을 부결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총은 11일 “한나라당의 교육세 폐지법안 유보는 기획재정부의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고 민주적 여론 수렴을 바탕으로 심사숙고하는 모습을 보여준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논평했다.
나아가 “교육세 폐지 유보에만 머물지 말고 영국의 고든 총리가 국가 경제 위기 해법을 과감한 교육투자에서 찾은 것처럼, 교육재정 확보 청사진을 마련해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한 ‘공교육 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의 출발점도 교육재정 확충이라는 점을 정부와 여당이 인식하라고 지적했다.
한편 교총은 12일 오후 전국 시도교총회장협의회를 열어 정부와 여당이 교육세 폐지를 강행할 경우 20일 오후 3시 여의도에서 교육세 살리기 전국 교육자대회를 개최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