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 교육정책연구소(연구자 전제상 선임연구원)는 제7차 교육과정의 운영실태에 대한 초등교원들의 의견을 조사했다. 무선유층표집에 의해 선정된 초등교원 1000명에게 우편을 통해 설문지를 보냈고 이 가운데 780명으로부터 응답을 받았다. 교총은 이어 중등교원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도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에서 초등교원의 79.3%는 7차교육과정을 전면 또는 부분 수정해야 하고 61.5%는 수준별 교육과정의 실현가능성이 매우 또는 대체로 낮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7차교육과정에 따라 만들어진 교과서의 분량이 오히려 증가했다는 응답(54.8%)이 줄어들었다는 응답(21.2%)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새교과서의 편집형태에 대해서는 만족한다는 반응(47.2%)이 불만족하다는 반응(12.5%)보다 높게 나타난 반면 난이도에 대해서는 불만족하다는 반응(46.4%)이 만족한다는 반응(15.7%)보다 높게 나타났다. 초등교원들의 피부에 닿지않는 사안이기는 하나 7차교육과정에서 국민공통기본 교육과정과 선택중심 교육과정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타당하지 않다(38%)는 반응이 타당하다(27.9%)는 반응보다 높게 나타났다. 초등교원들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로 54.1%가 현행 학제와 맞지않기 때문, 29.8%가 2년은 학생중심 선택교육과정을 이수하기에 짧기 때문, 16.1%가 10년은 국민공통교육과정을 이수하기에 너무 길기 때문이라는 순으로 응답했다. 총 63개 문항으로 구성된 설문에 대한 반응을 6개 소주제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전반적인 사항=7차교육과정의 지향점이 학교교육의 방향을 제대로 설정·제시하고 있는가에 대해 부정적 38.7%, 중도적 35% 긍정적 26.3%로 나타났다.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과 학생선택중심교육과정의 구분에 대해서는 부정적 38%, 중도적 34.1%, 긍정적 27.9% 였다. 국민공통교육과정의 10개교과 선정에 대해서는 부정적 28.1%, 중도적 29.5%, 긍정적 42.3% 였다. △수준별 교육과정=수준별 교육과정이 수업의 효과나 학업성취 측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66.9%로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오히려 "더 나빠질 것"이라는 인식이 23% 였고 "더 좋아질 것"이라는 비율은 겨우 10.1%에 불과했다. 특히 올해 7차교육과정을 실시하고 있는 1∼2학년 담임교사의 경우 '더 좋아질 것' 이라는 긍정적 인식이 고작 7%로 3∼6학년 교사보다 더욱 낮게 나타났다. 수준별 교육과정을 부정하는 이유에 대해 "실현할 여건이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반응이 84%로 가장 높았다. 실제로 7차교육과정에 따른 수준별 교육과정의 운영 여부를 조사한 결과 국어교과의 경우 58%, 수학교과의 경우 68.7%가 운영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량활동=재량활동이 특별활동의 계발활동이나 특기 적성 프로그램과 중복되는 부분이 많다면 이를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 "가급적 통합 운영해야 한다"는 반응이 82.9%로 "분리 운영해야 한다"는 반응(17.1%) 보다 월등히 높았다. 재량활동 운영상의 문제점으로 교원들은 담당교사 부족 및 교사의 추가적 부담에 따른 비협조(51.8%), 활동 프로그램의 부족(27.8%), 도움 자료의 부족(20.3%) 순으로 지적했다. △교원=7차교육과정의 원할한 운영을 위해 필요한 교원수에 대해 2배이상의 교원 필요(48.5%), 1.5배의 교원 필요(45.5%), 잘 모르겠다(5.2%), 현행 교원으로 충분(0.9%) 순으로 반응했다. △여건 및 지원=7차교육과정 실행을 위한 교육청의 행·재정적 지원에 대해 그저 그렇다(41%), 거의 또는 전혀 안됨(36.2%), 매우 또는 약간 됨(22.9%) 순으로 반응했다. △향후 대책=7차교육과정 도입·운영에 따라 제기된 각종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교원단체 등이 참여하는 별도의 대책기구가 필요한가에 대해 81.9%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 교원단체와 교육부의 교섭에서 교육과정은 교섭할 수 없는 대상으로 법령에 규정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77.8%가 "교섭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응답했다. 7차교육과정 문제점을 개선하기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교원들은 학급당학생수 감축, 교원증원, 각종 자료의 발간 보급, 교실 등 시설·설비 보완, 학교 교육운영비 증액, 교원연수, 교원직무체계 개편, 교원양성 체계 개편 순으로 반응했다. 이제까지 국가의 교육과정은 전면적, 주기적, 일시적으로 개정돼 왔는데 이에 대해 "잘못됐다"는 반응이 63.8%로 "괜찮다"는 반응 36.2% 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7차교육과정을 수정 보완 또는 철폐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이에 대한 초등교원들의 반응을 부분별로 살펴보면 수준별 교육과정의 경우 수정 보완 57.7%, 전면 수정 23.8%, 학교자율 대폭 허용 12.6%, 전면 폐지 6% 순으로 나타났다. 재량활동의 경우 수정 보완 51%, 학교자율 대폭 허용 34.9%, 전면 수정 10.8%, 전면 폐지 3.3% 순 이었다. 특별활동의 경우 수정 보완 49.3%, 학교자율 대폭 허용 42.2%, 전면 수정 7.7%, 전면 폐지 0.8%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