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입시부터 대학이 학과별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게 됐으나 대부분 대학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따른 혼란 등을 고려해 당분간 기존 입시안을 유지하거나 학과별 모집을 추진하더라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7일 대학가에 따르면 학생 모집단위 자율화 등을 골자로 하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6일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각 대학은 현행 학부별 모집을 학과별 모집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 중이다.
연세대는 이미 문과대와 이과대, 공과대, 사회과학대, 생활과학대 등 5개 주요 단과대의 전형 방식을 학과제 모집으로 바꾸는 내용의 2010학년도 모집 계획안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연세대는 교육과학기술부가 학부제 관련 규정을 없애겠다는 방침을 밝힌 지난해 4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선발 과정과 학과별 커리큘럼, 학부대학 운영 방안 등을 논의해왔으며 최종 모집 요강은 3월께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외대는 2010학년도 입시부터 학과별로 뽑기로 확정한 상태이고 세종대도 올해 입시에서 인문대 및 사회대 전체와 자연대 일부 학과로까지 학과별 모집을 확대해 신입생 중 790명을 학과별로 선발하기로 했으며 이후에도 학과별 모집을 확대할 방침이다.
서울대는 교과부에서 공식적으로 지침이 내려오면 학과별로 신청을 받아 심의할 예정이다.
또 고려대는 올해 1학기 중 단과대나 학과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해 이르면 내년도 입시 전형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대부분의 대학도 이미 필요에 따라 교과부 승인을 얻어 개별 학과 모집을 하고 있는데다 입시안에 갑작스럽게 변화를 줄 경우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충분한 검토를 거쳐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강대 김영수 입학처장은 "2010학년도 입시는 종전 방식대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모집단위를 분리하고 과별 정원을 정하는 작업이 단시간에 어려워 학과별로 모집하는 것은 2011학년도 입시부터 고려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법대와 인문대, 예체능대 등 일부 단과대에서만 학과별로 신입생을 뽑고 있는 건국대와 한양대도 일단 1~2개 학과를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한 뒤 단계적으로 학과별 모집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대 차경준 입학처장은 "내년도 입시부터 학과별 모집을 대폭 확대하면 지원자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또 학과별로 신입생을 뽑는 것이 장점만 있는지 검증이 안 된 상태여서 충분히 검토한 뒤 도입 여부를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희대 관계자는 "학과별 모집 허용이 고무적인 결정이지만 학문간 융합이 크게 중요해진 현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학부제의 학문 융합적 특성이 반영돼야 하는 곳이 있을 수 있어서 각 단과대의 결정에 맡길 예정"이라고 전했다.
성균관대는 학문간 융.복합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학부제를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으며 동국대는 오히려 학부제를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