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학년도 정시모집에서 고려대와 연세대에 지원한 외국어고등학교 출신의 합격률이 서울대에 지원한 외고생의 합격률보다 무려 4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고대가 내신성적이 불리한 외고생들을 위해 수능 비중을 지나치게 높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4일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천783명을 뽑은 고려대 정시모집(가군)에는 1천187명의 외고생이 지원해 이 중 34.2%(406명)가 합격했고 연세대(가군)의 경우는 1천113명의 외고 출신이 지원해 371명이 합격, 33.33%의 합격률을 보였다.
반면 서울대(나군)는 모두 1천823명의 외고생 지원자 중 167명만 합격해 고려대나 연대보다 훨씬 낫은 9.16%의 합격률에 그쳤다.
이에 대해 권 의원 측은 "서울대는 정시모집에서 수능을 1단계 선발 기준으로만 삼고 2단계에서 다양한 전형요소를 적용하지만 고대나 연대는 '우선선발' 전형이 있어 절반에 가까운 인원을 수능만으로 뽑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고대나 연대가 내신 성적이 불리한 외고생들을 대거 유치하기 위해 수능 비중을 높이고 내신을 노골적으로 무시한 결과라는 것이다.
또 '고교등급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고대 수시 2-2 일반전형 1단계 과정과 유사하게 전형 기준을 선정한 연대의 경우 외고생 합격률이 고대에 비해 현저히 낮아 이번 논란이 근거없는 것이 아님을 확인시켰다.
연대의 수시 2-1 교과성적 우수자 전형의 경우 고대 수시 2-2전형과 마찬가지로 교과영역과 비교과영역 반영비율을 각각 90%와 10%로 정했지만 연대에 지원한 외고생 110명 중에서는 8명(7%)만이 합격한 것.
고대 수시 2-2 일반전형 1단계에서 4천295명의 외고생 지원자 중 2천500여명이 합격해 58%대의 합격률을 보인 것과는 극히 대조되는 결과다.
권 의원실은 "이는 고대가 내신산출공식을 불투명하게 해 일반고 내신 1,2등급 학생보다 외고의 낮은 등급 학생을 선발한 반면, 연대는 내신산출공식을 완전히 공개해 고교등급제를 적용할 여지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체 모집인원 대비 외고생의 비율도 서울대와 고대, 연대가 각각 8.41%, 18.61%, 19.24%로 각각 나타나 전체적으로 봤을 때 연고대의 외고 출신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