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는 학업성취도 성적 오류 파문과 관련해 전국 1만1천여개 초ㆍ중ㆍ고교의 성취도 평가결과를 전면 재조사하고 16개 시도 교육청에 대한 감사에도 착수하기로 했다.
교과부 심은석 학교정책국장은 20일 "성적 입력 과정에서 오류나 누락, 성적 부풀리기 등은 없었는지, 채점 프로그램의 문제점은 없는지 등을 좀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다음주부터 16개 시도 교육청을 불시에 방문해 감사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교과부는 이번 감사를 통해 학업성취도 성적 채점 과정에서 고의적인 성적 미달자 누락이나 허위 보고 등은 없었는지, 채점 기준을 정확하게 지켰는지, 학교에서 보고한 사항이 교육당국으로 제대로 전달됐는지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교과부는 우선 16개 시도 교육청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한 뒤 필요할 경우 180개 시도 교육청 및 단위 학교 중에서 일부를 표본추출 방식으로 골라 추가 감사를 벌일 방침이다.
교과부는 감사 결과 의도적인 성적 부풀리기나 교과부의 수정 지시 묵살, 허위 보고 등 중대한 문제점이 발견되면 관계자를 문책하기로 했다.
심 국장은 "아직 임실, 대구 이외의 지역에서 성적 오류에 대한 제보나 보고가 들어온 것은 없다"며 "하지만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교과부는 이날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16개 시.도 교육청의 학업성취도 평가 관계관 회의를 열고 다음달 20일까지 성취도 평가 결과를 전면 재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성적 재집계 과정에서의 오류를 철저히 막기 위해 인근 학교 간, 또는 교육청 주관으로 답안지를 교차 확인토록 하는 등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을 당부했다.
교과부는 재조사 결과 당초 발표했던 것과 성적이 크게 차이가 날 경우 성적 분석 결과 자체를 다시 발표할 계획이다.
또 채점 시스템이 허술하다는 지적에 따라 학교 간 교차 채점 방식과 서술.단답(서답)형 문항 온라인 채점 시스템 도입 등 다양한 보완책을 검토하기로 했다.
서답형 온라인 채점은 답안지를 스캐너로 복사해 인터넷에 띄운 뒤 여러 채점위원들이 점수를 매기도록 하는 방식으로, 교과부는 현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통해 시스템 개발을 마친 상태다.
심 국장은 "평가의 신뢰성에 큰 허점이 드러나 국민을 실망시킨 점에 대해 겸허히 반성한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제도 개선방안을 완벽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