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군 지역의 초등교육 성적이 전국 최하위권으로 발표돼 마음고생이 많았으나 부끄럽지 않았다"
지난 16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초등학생의 학력미달 비율이 가장 높다는 판정을 받은 전북 무주교육청 박내순(60) 교육장.
'임실 사태'가 언론에 대서특필되는 요즘 그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그래서인지 말을 몹시 아꼈다.
박 교육장은 농촌 교육현장의 실상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교과부의 발표에 적잖게 당황했다. 무엇보다 이 지역 어린 학생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주민이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2006년 무주교육장에 취임한 후 지역 특성에 맞는 인성과 특기교육에 중점을 두고 장학지도를 해온 박 교육장은 이 지역 학생 개개인의 경쟁력은 전국 어느 지역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래서 박 교육장은 이번 학업성취도 평가 때 체육특기생과 장애학생까지 응시토록 하라고 각 학교에 지시했고, 채점과 결과 보고 역시 정확성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무주 교육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성적이 발표되자 지역사회 곳곳에서 질타의 목소리가 터졌고, 심지어 전북도의회에 불려나가 성적이 저조한 원인에 대해 추궁당하는 수모까지 겪었다.
그러나 무주군의 교육 수장으로 책임은 통감하지만 이번 평가가 단지 시험성적만 반영된 것이기에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이번 평가에서 무주지역 중 3학년의 성적이 특히 나빴던 것은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대전과 전주 등 대도시로 상위권 학생 50여 명이 한꺼번에 빠져나갔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공교육의 중점인 인성과 특기교육에 비중을 두다 보니 학생들의 성적에 다소 소홀했던 것 같다"며 자신을 되돌아본 박 교육장은 "앞으로 모든 부분에서 뒤떨어지지 않는 무주교육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