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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신사년 뱀 이야기> 뒤돌아보지 말고 가소서!

지혜와 풍요, 재물 상징하는 동물
어려운 시기 전진하는 끈기 배워야

설 잘 쇠셨어요. 신사(辛巳)년 뱀의 해는 진정한 새 천년의 시작이지요. 뱀은 뒤돌아보는 법이 없다고 합니다. 그저 앞만 보고 전진할 뿐이라나요. 기민하고 슬기롭게 상황판단을 잘하는 뱀처럼 새해에도, 아니 새 천년에도 선생님들 모두 자기 발전과 혁신하시길 기원하면서….

징그럽게 꿈틀거리는 길다란 몸뚱이, 소리 없이 발밑을 스슥하고 스쳐 지나가는 듯한 촉감, 미끈하고 축축할 것 같은 피부, 무서운 독을 품은 채 허공을 날름거리는 길다란 혀, 사람을 노려보는 듯한 차가운 눈초리. 게다가 아담과 이브를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게 한 교활함까지…. 하지만 뱀에 대한 이런 지나친 혐오는 그만큼 관심이 깊음을 나타내는 것 아닐까.

겨울잠을 자는 뱀은 성장할 때 허물을 벗는다. 때문에 죽음으로부터 매번 재생하는 불사 재생 영생의 상징인 동시에 무덤의 수호신, 지신으로 인식되어 왔다. 많은 알과 새끼를 낳는 다산성은 풍요 재물 가복의 신이며 생명 탄생과 치유의 힘, 지혜와 예언 능력, 끈질긴 생명력과 짝사랑의 화신으로 문화적 변신을 하게 된다.

뱀은 지혜롭고 상황 판단을 잘하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고대 그리스의 뱀은 지혜의 신, 아테네의 상징물이며 후일 논리학의 상징이 되었다. 잎새가 흔들리는 소리로 제우스의 신탁을 알려주는 도도나의 나무에도 뱀이 있었고 트로이의 패망은 카산드라는 뱀이 예언했다. 구약성서 마태오 복음에도 ‘뱀처럼 슬기롭게’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뱀은 거의 학습능력이 없으며 대단히 지혜가 있는 동물도 아니다.

뱀은 ‘치료의 신’이기도 하다.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의 딸이 들고 다니는 단장에는 언제나 한 마리의 뱀이 둘둘 말려 있었다. 지금도 군의관의 뱃지에는 십자가 나무에 뱀 두 마리가 감겨 있는 도안이 돼 있고 유럽의 병원과 약국의 문장에도 치료의 신이자 의술의 신인 뱀이 그려져 있다.

사람들은 혀로 수다떨고 유혹하고 이간질하기도 한다. 그래서 뱀의 혀 날름거림을 유혹의 사탄, 이간질, 수다의 대명사로 여기지만 실제 뱀은 두 갈래로 갈라진 혀를 날름거림으로서 냄새를 맡을 뿐이다. 희귀한 백사는 죽어가는 사람도 살린다고 한다.

그러나 백사는 피부의 색소 세포 속에 멜라닌이 함유되어 있지 않아 온몸이 하얗게 된 것일 뿐 몸에 좋은 보신재가 된다는 어떤 과학적 증명도 없다. 쓸데없는 것을 지칭하는 '사족’이란 말은 뱀이 다리를 갖고 있지 않아 나온 것이다. 뱀날, 즉 다리 없는 동물 날에는 다리의 병을 방지하는 뜻에서 사람도 멀리 다니지 말아야 한다고도 한다.

뱀과 궁합이 맞는 동물은 무엇일까. 소와 닭은 삼합으로 잘 어울린다. 소는 뱀의 독을 무서워하지 않으며 어린 뱀의 독은 오히려 소의 혈청을 왕성하게 해준다. 뱀은 닭의 울음소리를 좋아한다고 한다. 반면 개는 궁합적으로 어울리지 않는다. 뱀은 개 짖는 소리를 들으면 허물을 벗다가 죽는다는 말도 있다.

우리 옛날 이야기에서 뱀은 허물을 벗는 특성으로 말미암아 뱀서방 이야기, 짝사랑의 상사병이야기에 많이 등장한다. 이 이야기에서 뱀이 얼마나 집념과 집착력이 강하고 끈질기며 억척스러운가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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