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가계가 지출한 교육비가 사상 최대인 40조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비는 19조 원에 육박하면서 전체 교육비 지출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사교육비는 8년 만에 3배로 급증하면서 전체 교육비 증가세를 주도했다.
29일 한국은행의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교육비는 39조8천771억 원으로 전년보다 3조132억 원이 증가했다.
통계청의 지난해 추계 가구 수(1천667만 3천162 가구)를 기준으로 가구당 239만2천 원을 교육비로 지출한 것이다. 2000년의 교육비 지출액 17조5천453억 원과 비교하면 8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이 같은 교육비 지출은 지난해 전체 가계소비지출(국내) 534조4천989억 원의 7.5%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비중은 2000년 5.4%에서 2001년 5.7%, 2002년 5.8%, 2003년 6.4%, 2004년 6.8%, 2005년 6.9%, 2006년 7.1%, 2007년 7.3%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교육비 비중이 계속 올라가는 것은 경제적 어려움이 있어도 자녀 교육비는 최대한 줄이지 않는 한국적 특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일차적으로는 사교육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교육비 가운데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35.1%에서 지난해 47.0%로 크게 높아졌다.
이와 함께 대학등록금 등을 중심으로 공교육 지출도 많아지면서 교육비 부담이 가중됐다. 지난해 사립대학교 납입금은 전년보다 7.1% 오르면서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4.7%)을 크게 웃돌았다.
한국은행의 정영택 국민소득팀장은 "단순히 입시학원뿐 아니라 초중고교 납입금이나 대학등록금, 직업 관련 개인교습, 어학교육 등 전반적으로 교육비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사교육비 지출은 18조7천230억 원으로 전년보다 1조3천295억 원이 증가했다. 가구당으로는 112만2천원에 달한다.
2000년의 6조1천620억 원에서 8년 만에 3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교육비가 2배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사교육비의 증가세가 가파른 편이다.
사교육비는 2001년 8조117억 원, 2002년 9조3천258억 원, 2003년 11조6천918억 원, 2004년 12조8천559억 원, 2005년 13조7천517억 원, 2006년 15조6천571억 원 등으로 급증세를 이어오고 있다.
사교육비에는 유치원과 초.중.고교.대학등록금 등 공교육 비용을 제외하고 학원비나 과외비 등이 포함된다. 학원 매출이 사교육비 지출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가 개인교습비, 인터넷 강의비 등이라고 한은은 전했다.
하지만 학원이 매출을 축소하는 경향이 있고 개인교습비 등도 통계에서 누락된 부분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실제 사교육비 부담은 더 클 것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