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교육감 선거가 치러진 8일 도(道)내 투표소는 온종일 한산한 분위기로 첫 주민 직선 선거라는 의미를 무색하게 했다.
이날 대부분의 투표소가 출근 시간대인 오전 8∼9시에 유권자들이 3∼4명씩 투표하는 모습을 보였을 뿐 나머지 시간에는 대체로 유권자보다 안내원이나 참관인이 더 많은 '썰렁한' 풍경을 연출했다.
이로 인해 시간대별 투표율이 서울을 비롯해 앞서 치러진 교육감 선거에 비해 1% 포인트 가량 낮게 나와 최저 투표율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선관위는 직원을 총동원해 투표율 높이기에 나서 하루종일 진땀을 흘렸다.
수원 화서1동 경기인천병무청 내 투표소의 경우 한두명씩 간간이 유권자가 찾아왔으나 하루종일 기표소만 덩그러니 서 있는 적막한 분위기였고 같은 시각 수원 매교동 가족여성회관 투표소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다.
이날 외출 길에 투표소에 들렀다는 김모(32.여) 씨는 "생각보다 투표하는 사람이 적어 혼자 기표소에 들어갔다 나오기가 민망할 정도였다"며 "주위를 보면 휴일이 아니고 정상출근 하는 회사가 많아 투표하기 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투표소 근처를 지나던 황모(57) 씨는 "지금까지 한 번도 선거에 불참한 적이 없지만 이번에는 후보들이 누군지, 어떤 공약을 내세웠는지 거의 아는 게 없어 이번에는 투표를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해 유권자의 무관심을 그대로 반영했다.
애타는 것은 도(道) 선관위였다.
도 선관위는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시.군의 협조를 얻어 선관위 직원과 시.군 공무원을 총동원해 '방문홍보단'을 만들어 선거참여 캠페인을 진행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공무원들은 지역 내 직장을 찾아다니며 퇴근시간을 앞당겨 직원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고 아파트 단지 관리사무소를 통해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방송을 내보냈다.
또 모내기철을 맞아 논일로 바쁜 농촌에서도 통반장과 부녀회장이 마을 방송으로 "귀가를 앞당겨 투표해 달라"고 호소하거나 아예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마지막으로 퇴근길 직장인들이 투표소에 들러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길 기대하고 있다"며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1천200명의 방문 홍보단이 막바지 홍보 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안양 범계동 주민센터에서는 장애를 가진 유권자들이 "투표소가 건물 2층에 설치된 데다 엘리베이터가 없어 불편하다"며 항의하다가 대기 중인 도우미의 도움을 받아 투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