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사립 명문인 고려대와 연세대 총장이 각각 약학대학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성사될지 주목된다.
두 대학 총장은 그러나 점수 위주 선발 관행 등 입시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고려대 이기수 총장은 6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포럼에서 "약학대학을 만들어 생명과학과 의학, 약학이 연결되는 '바이오메디컬'이라는 학문 분야를 새로 탄생시키겠다"고 밝혔다.
고려대는 4년 교육과정 형태로 안암캠퍼스에 신설하는 방안을 가장 유력하게 검토 중이며 올해 안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고 2011학년도부터 신입생을 선발하는 것을 목표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장은 이어 언론학부에 영화나 인터넷 등 뉴미디어까지 총망라한 '미디어스쿨'을 설치하고 조형학부를 확대 개편한 '디자인스쿨'을 만들어 산업디자인, 패션디자인, 조경학 등을 포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고려대는 미디어스쿨과 디자인스쿨은 2010학년도 입시부터 신입생을 뽑을 예정이다.
이 총장은 또 형식적이고 피상적으로 이뤄져 온 교양교육 혁신을 위해 교양교육원을 설치하고 지도자에게 필요한 봉사정신을 심기 위해 사회봉사를 정규교과에 포함하는 방안도 밝혔다.
이밖에 해외 캠퍼스를 계속 늘려 세계화에 힘쓰고 안암캠퍼스의 장학금 규모를 350억원에서 400억원으로 늘리는 등 다양한 혁신방안을 소개했다.
이어 연사로 나선 김한중 연세대 총장도 "약대가 없는 게 생명과학 연구에 굉장한 약점인데다 의료서비스 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송도캠퍼스에 약대 신설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약국을 개업하는 약사를 양성한다는 취지보다는 생명과학 쪽에 투입할 수 있는 연구인력을 늘린다는 측면이 크다"며 "고려대와 이 문제를 논의한 적은 없지만 함께 추진하면 인가를 받기 수월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사회에 희망을 주기 위한 대학의 비전으로 ▲세계화, 고령화, 정보화에 맞춘 교육개편 ▲국제경쟁력 향상 ▲안정된 중산층을 겨냥한 교육.의료 서비스 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 ▲지역사회와 협력 강화 등을 꼽았다.
그는 지역사회 협력 강화 방안으로 2010학년도 입시부터 기초생활수급자 100명을 선발하는 '한마음전형' 가운데 8명을 신촌과 원주, 송도 캠퍼스가 위치한 서대문구(4명)와 원주시(2명), 인천 연수구(2명)의 기초자치단체장 추천을 받아 입학사정관에 의해 선발할 계획임을 전했다.
두 총장은 하지만 입시제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고려대 이 총장은 사교육 문제를 없애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선진화, 연계화, 단순화 등 3가지 입시제 개선방안을 내놓으며 "점수 경쟁에서 탈피해 잠재력과 발전가능성을 반영하는 입시제도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기여입학제에 대해 "돈을 내고 합격하는 부정입학이 아니라 건물을 기부하는 등 학교에 큰 기여를 해서 발전에 공헌한 집안의 자녀가 수학능력만 검증된다면 입학시키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찬성 의견을 내놓았다.
반면 연세대 김 총장은 "무엇을 하든 학력이나 수학능력이 기본이 돼야 한다"며 "우리 학교는 내년에 입학사정관제를 할 때도 정원의 2배수를 학생부와 수학능력을 보고 먼저 뽑은 뒤 그 범위 안에서 최종 선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점수 위주의 입시안을 변화시켰을 때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며 "입시 문제가 꼬이고 사교육이 심해지는 등 문제의 핵심은 전형요소와 선발 방법이 복잡하기 때문인데 이를 단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