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에게는 긍지와 자부심을, 사회에 대해서는 교육의 중요성을 되새겨 교육발전의 계기로 삼고자 한국교총이 중심이 되어 운영해온 교육주간이 벌써 57회째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교육활동에 전념해 오신 50만 교육가족 여러분, 그리고 변함없이 우리 교육과 학교에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는 지금 국가경제 위기 속에 모든 국민이 고통을 분담한다는 자세로 극복의 의지를 모아야 할 시점에 놓여 있습니다. 지난 10여 전의 IMF 시절과 같이 50만 우리 교육자도 국가경제 위기 극복에 큰 힘을 발휘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50만 교육자 여러분! 지난 과거를 돌이켜 볼 때 시대의 변천에 따라 우리 교육자는 새로운 사명과 역할을 부여받아 왔으며, 이를 잘 수행해 왔습니다. 일제치하에서는 민족의 얼을 지키며 독립을 염원하는 선구자였으며,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는 피폐해진 국가와 학교의 기틀을 바로 세웠고, 산업화의 토대를 이룬 60~70년대에는 산업역군을 길러내는 경제발전의 견인차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대한민국이 세계 최빈국에서 오늘 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선 바탕에는 ‘교육’을 통한 우수 인재 양성이 큰 기여를 하였다고 자부합니다. 그 중심에 어려운 교육여건 속에서 묵묵히 교단을 지키고 인재를 양성한 여러 교육선배님과 여러 교육자님들의 각고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 교육은 교육본질을 바로 세우고, 과도한 사교육비 문제 등 교육현안 해결과 지식정보화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교육자상 정립과 실천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또 국민의 뜨거운 교육열과 교육가족 여러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발전을 거듭해 왔지만, 여전히 우리 교육의 문제점들에 대한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높고, 국민의 교육에 대한 욕구는 매우 다양화해지고 있습니다. 나아가 학부모와 학생들의 공교육에 대한 불신 또한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고, 교사들은 교육자로서의 긍지와 가르치는 보람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교총은 올 해 교육주간의 주제를 ‘학교를 행복한 배움터’로 정했습니다. 학생들이 즐겁게 다니는 학교, 교사가 자긍심을 가지고 가르치는 학교, 학부모가 믿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학교를 만들자는 취지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와 국민, 교사와 학부모간의 신뢰회복이 우선입니다. 교사들이 먼저 변화를 주도해야 하고, 스스로 도덕성과 전문성을 확고히 다져나가야 합니다. 학부모들도 내 자식만을 위하는 교육 이기심을 과감히 벗고 우리 모든 아이들을 위한 사랑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교육자적 전문성과 양식, 학부모의 올바른 자식사랑과 학생들의 선생님에 대한 믿음이 서로 조화될 때 학교는 “행복한 배움터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50만 교육자 여러분! 급속한 사회 변화 속에서 우리사회 모든 부문이 의식과 체제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고 특히, 학교교육에 대한 변화의 요구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회는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교육자상 정립과 실천의 자세를 요구하고 있고, 특히 촌지 등 학교 부조리를 추방하여 맑고 깨끗한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는 국민적 기대와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이제 더 이상 극히 일부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묵묵히 교단을 지키고 있는 대다수의 교육자의 사기가 저하되고, 교권이 추락해서는 안됩니다. 우리 모두는 ‘교육호’라는 배에 전문직적 사명감과 상호 신뢰 속에 어려운 파도를 헤치고 나가야 하는 의로운 선원이자 동반자라는 자긍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 항해가 외롭고 힘이 들지만, 우리가 도착해야 할 ‘교육발전, 희망한국’의 항구를 위해 묵묵히 ‘사도의 길’을 나아 갑시다. 일부의 부조리는 우리 스스로의 노력으로 과감히 떨쳐내고 이 땅의 당당한 선생님으로 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한국교총은 일각에서 일부의 부조리를 침소봉대하여 전체 교육자의 자긍심과 사기를 떨어뜨리는 사안에 대해서는 엄중하고 신속히 대응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교단에 첫 발을 내디딜 때의 설레임과 긴장은 결코 잊지 못하실 것입니다. 교실과 운동장에서 내뿜는 우리 아이들의 밝은 함성과 해맑은 웃음이 있기에, 그것이 곧 우리들의 존재이유이기에 다시 마음을 잡고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을 위해 조금만 더 분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좋은 교육’은 ‘좋은 선생님’에서 출발하고, 좋은 선생님은 국민 여러분의 애정어린 관심과 격려가 있을 때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교육을 위해 가장 절실하게 요청되는 것은 이러한 좋은 선생님들에 대한 국민들의 격려와 성원입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공교육 부실의 주된 책임이 교사에게 있으며, 교사를 개혁하면 공교육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인식이 만연되어 있습니다. 또 일부 교육자의 잘못으로 인해 전체 교육자들이 사회적 비난과 개혁의 대상으로 종종 치부되곤 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교사들이 자기개발의 열정과 교육활동에 헌신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국민 여러분께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 교육의 문제에 대하여 비판할 것은 비판하면서도, 선생님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달라는 것입니다. 좋은 선생님은 국민 여러분들의 애정어린 관심과 격려가 있을 때 만들어 질 수 있습니다. 대다수 선생님들은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교직을 천직으로 여기고 열정을 가지고 아이들의 교육에 힘쓰고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시어, 스승존경과 교육중시의 아름다운 미풍이 훼손되지 않도록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정부에 바랍니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좋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좋은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제반 여건을 조성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여건의 핵심은 교원들이 교직생애동안 뜨거운 열의와 열정을 가지고 교육에 헌신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정부의 교육정책은 그러한 교육환경 개선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합니다.
교육여건의 변화가 함께 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지나친 교원의 책무성 제고 정책은 오히려 교직의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또 어느 나라든지 교육활동의 주체인 교원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고서는 교육개혁이 성공한 적이 없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학교현장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현장중심의 교육정책을 수립․추진하도록 노력해야 함은 물론, 교원의 교권을 세워주고 교육활동에 열정을 갖고 헌신할 수 있는 교직풍토를 조성하는 데 힘써 주시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한국교총도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한국교총은 교원들의 권익 향상이라는 교원단체 역할에 앞서 교육의 높은 이상과 가치 실현을 더욱더 중시하겠습니다.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최우선의 가치로, 교직의 전문성과 책무성을 높이고 학생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는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 더욱더 힘쓰겠습니다. 학부모들의 높은 사교육비 부담과 학벌위주 가치관으로 인한 학생들의 고단함을 같이 아파하고, 침체되어 있는 교직의 열정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고민하고, 소외지역과 취약계층의 교육격차 해소에도 관심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척박한 교육환경 속에서도 선배 교육자들이 고뇌와 땀으로 일구어온 우리 교육의 미래를 지키고, 우리 교육이 국민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가올 스승의 날과 제57회 교육주간을 통해 교육계는 물론 모든 국민이 “학교를 행복한 배움터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더욱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