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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평가원 "중학생 71%, 과학수업 잘 이해 못해"

한ㆍ핀란드ㆍ호주 수업 분석…"개인차 고려한 교육 부족"

중학생 10명 중 7명은 과학 수업 시간에 배우는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교사들의 학생과 교과 지식에 대한 이해도는 높지만 수준 차를 고려하지 않은 학급 편성, 과도한 업무 등으로 학생 개개인에 대한 지도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홍미영 박사팀이 우리나라와 핀란드, 호주 등 3개국의 중학교를 설문 및 방문 조사해 22일 내놓은 '국내외 교실 학습 연구'에서 밝혀졌다.

이 연구는 평가원이 3년의 중장기 프로젝트로 진행 중인 '국내외 교실 학습 연구'의 2차 연도 결과물로 우리나라와 '교육 선진국'이라 일컫는 핀란드, 호주의 과학 수업을 비교, 분석해 우리 교육의 개선점을 찾기 위해 실시됐다.

◇ "학생 71%, 과학수업 잘 이해 못해" = 서울 11개 중학교 1~3학년생 76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과학 수업 시간에 배우는 내용을 거의 다 이해한다'는 응답은 29%에 그쳤다.

'일부 이해 못 한다'가 50%, '일부만 이해한다'는 17%였고 '거의 이해하지 못한다'도 4%였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71%가 수업 내용 중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답한 셈.

해결 방법(복수응답)으로는 '친구들에게 물어본다'는 응답이 59%로 가장 높았고 '학원교사에게 도움받는다' 37%, '혼자 해결한다' 33%, '인터넷 검색하거나 인터넷 강의를 참고한다' 29% 순이었으며 '수업 중 선생님께 질문한다'는 24%로 가장 낮았다.

수업 참여도 조사에서도 '선생님께 질문을 한다'는 항목에 '거의 언제나 또는 자주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17%에 불과했고 '선생님께서 나에게 질문을 하신다'라는 항목에도 12.1%만 '거의 언제나 또는 자주 그렇다'고 했다.

연구진이 설문과 병행한 방문조사 결과도 수업 때 학생이 교사에게, 또는 교사가 학생에게 던지는 질문은 단순 방법이나 계산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의 질문은 "셀로판지를 어느 쪽에 붙여야 하나요?" 등 단순 방법에 관한 것이고, 교사의 질문은 "지난 시간에 배웠는데 이걸 무슨 법칙이라고 하지?" 등 단순 암기에 관한 게 많았다는 것.

연구진은 "과학에 대한 호기심이나 고차원적 사고를 유도하는 질문이 많지 않은 게 우리 과학 수업에서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선생님이 내 자리로 오셔서 말씀하신다', '선생님이 진행 방법을 바꿔 나를 도와주신다' 등 교사가 학생을 개별적으로 지원하는 정도를 묻는 질문에는 '전혀 또는 거의 그렇지 않다'는 응답 비율이 63%였다.

교사가 학생 개개인을 돕는 노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수준차가 다양한, 평균 37명의 학생을 데리고 제한된 시간에 많은 학습량을 다뤄야 하는 수업 현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 개인차 고려한 학습지도 부족 = 서울 5개교의 10개 수업, 핀란드 3개교의 10개 수업, 호주 4개교의 7개 수업을 직접 관찰해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학생 개개인을 고려한 학습지도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핀란드는 학습에 어려움을 겪거나 여행, 질병 등으로 장기간 결석한 학생들은 별도 교실에서 개인별 보정 교육을 받고 과학과 같이 어려운 과목은 교사가 방과 후에 직접 보충 교육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호주도 국가 수준의 시험에서 최저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학교가 별도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교사의 과다한 업무, 보충학습에 대한 학생ㆍ학부모의 부정적 인식 등으로 부진 학생을 별도로 지원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교사들은 과다한 행정 업무로 수업 준비나 학생에 대한 피드백 활동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핀란드는 7학년부터 담임제가 없고 행정 업무, 학부모 면담 등은 학교장과 교감 등 관리자가 맡고 있어 교사는 수업에 전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교사들은 또 학생과 교과 지식에 대한 이해도는 높았지만 과학이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등 네 영역으로 돼 있어 비전공 영역을 가르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핀란드 교사들은 석사 자격, 5년의 예비교사 교육과정, 전공 또는 부전공한 과목만 가르치는 여건 등으로 교과에 대한 이해도와 자신감이 매우 높으며 이는 교사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연구진은 ▲탐구 중심으로의 수업 전환 ▲학급당 학생수 감축 ▲교사 양성기간 5~6년으로 연장 ▲ 행정전담 직원 채용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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