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다른 과목을 통합해 가르치는 이른바 '영어몰입교육'이 시험중심의 교육체제에 있는 중고등학생의 영어실력 향상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8월 강유선 고려대 영어교육학과 교수팀에 영어몰입교육의 효과에 대한 연구 용역을 의뢰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고 30일 밝혔다.
이날 공개된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영어몰입수업이 시범실시되고 있는 K초등학교 4학년 학생 322명을 대상으로 영어몰입교육 실시 전후의 영어등기평가 점수를 조사한 결과, 평균점수가 4점 이상 상승했다.
강 교수팀은 이에 대해 "통계적으로 유의성이 있다"고 해석하고 "입시에 아직 크게 구애를 받지 않는 초등학생들의 교과목 학습 및 영어실력 증진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는 적용 가능한 교수학습 모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어몰입교육이 시범실시되고 있는 Y고교 1∼2학년 430명을 대상으로 영어몰입교육 실시 전후의 어휘력 시험 점수를 조사한 결과, 유의미한 성적 상승이 나타나지 않았다.
전국 모의고사 외국어영역 점수를 비교한 결과에서도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강 교수팀은 이에 대해 "영어몰입교육에 대한 참여 자체만으로 단기간 내에 영어실력을 증진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음을 보여줬다"며 "현행 입시제도와 시험제도 아래서 중고생들이 영어몰입교육으로 영어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