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2명이나 발생하면서 개학을 앞둔 학부모나 교사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교육청이나 학교에서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개학과 함께 학생들의 집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걱정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일부 교육청은 최근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내 신종플루 위험 국가에 다녀온 학생이나 교직원은 입국 후 자택에서 7일간 머무르다 이상이 없을 때만 학교에 올 수 있도록 했다.
북부교육청 관계자는 "사망자가 나온 뒤 신종플루와 관련해 문의하는 경우가 있다"며 "다음주가 개학인데 교사가 학교에 못 나오면 수업을 대체하는 강사를 쓸 계획이고, 학생은 결석 처리를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학교들도 개학을 앞두고 신종플루 관련 대책회의를 여는 등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 중구의 한 고교 교무부장은 "오늘 신종플루 회의를 여는데 해외에 다녀온 학생이 귀국 후 7일 내에 학교를 못 다니게 하는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라며 "7일간 집에서 쉬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아무 이상이 없다는 확인서를 보건소에서 받아오도록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동대문구의 한 교사도 "방학 중에도 정기적으로 각 가정에 전화를 해 신종플루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데 다행히 아직은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처럼 교육청이나 학교의 대책 마련에도 학부모의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강남 소재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둔 학부모 김모(42.여)씨는 "강남 아이들은 외국에 많이 갔다 왔을텐데 불안하다. 사망자가 2명이나 나왔다고 하는데 우리 애들 어떻게 해야 하나 싶다. 내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며 답답해했다.
중3 아들을 둔 이정인(43.주부)씨도 "뉴스에서 신종플루 얘기가 많이 나오니 아이를 학교 보내기 불안하다"며 "학교에서 외국 여행 다녀온 사람은 주의하라고 연락을 받기는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잘 안 잡힌다"고 걱정했다.
관악구 신림동의 한 주부(41)는 "이제 아이를 학교에 보내야 하는데 신종플루 때문에 너무 흉흉해서 걱정이다. 일단 손발 잘 씻기부터 강조하고 있는데 아이들이다 보니 제대로 할지 모르겠다"며 우려했다.
교사들도 불안해 하기는 마찬가지다. 고교 교사 이모(25)씨는 "다음달 개학하면 교실에 애들이 북적대는데 그러다 보면 대규모 감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신종플루의 위험에 대해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박모(17.여)양은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 없다. 실제로 옆 반에 감염자가 한 명 있었는데 빨리 낫더라. 감기처럼 왔다가 지나가는구나 생각했다. 다만 어제 뉴스를 보고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니 조금 놀라기는 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대학원에 다니는 김모(25)씨도 "정확한 실체가 없는데 가을 혹은 겨울 대란설을 듣는 게 실감이 안 난다. 어차피 감기의 일종이고 사망률이 다소 높다고 해도 지금껏 한국에서는 한두 명 죽은 것에 불과한데 언론이 너무 과장하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