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의 확산으로 서울 시내 상당수 학교가 가을 축제나 수학여행을 보류하거나 취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6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일선 학교들은 수학여행과 운동회, 수련회 등에 대한 추진계획을 수개월 전에 완료했지만, 2학기 들어 신종플루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에 최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방학 기간 상당수 학생들이 해외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진 대원중학교는 신종플루 감염 우려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다음달 예정된 축제를 연기하거나 취소할 방침이며, 영훈중도 교내 사정 등 복합적인 이유로 축제나 운동회 계획을 전면 보류했다고 전했다.
지난주 3명의 신종플루 확진 환자가 발생한 A고 역시 이번 주에 예정돼 있던 학교축제를 무기한 연기한 상황이다.
해외로 수학여행을 떠날 예정인 고교들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건대부고와 광성고가 오는 10월 일본과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떠날 계획이지만, 신종플루가 현재와 같은 기세를 보인다면 취소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건대부고 관계자는 "일단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지만, 학교의 큰 행사이기 때문에 결정이 쉽지 않다. 학생들 의견을 취합해 조만간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광성고 관계자도 "고민하고 있다. 신종플루가 만약 수그러들지 않는다면 중단할 수밖에 없다. 일단 한 달 정도 지켜본다는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14개 고교가 이달 말까지 제주도 등으로 수학여행을 떠날 계획을 확정하고 시교육청에 통보했지만, 학부모들의 우려 섞인 전화가 이어지자 이 행사를 강행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수차례에 걸친 격론 끝에 이날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모 고교는 현지 보건소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등 다양한 사전대책을 마련해놓고도 혹시나 환자가 발생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이날 서울지역 보건교사 1천300명을 대상으로 긴급연수를 실시해 대규모 행사는 될 수 있으면 연기하거나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행사를 개최하는 경우 반드시 관할 보건소장에게 사전 통지할 것을 지시했다.